여성과 외모 비하, 욕설과 음담패설 남발.미디어세상열린사람들이 6월 한달간 ‘개그콘서트’ ‘폭소클럽’ ‘쇼! 행운열차’ 등 KBS 2TV 코미디 3편을 모니터 해 7일 내놓은 보고서에서 지적한 문제점들이다. 이들 프로그램은 방송 초반 신선한 웃음으로 주목 받았으나, 회를 거듭할수록 저급한 성 유머 등에 빠져 거부감을 주는 코미디로 변질되고 있다는 것이다.
‘폭소클럽’은 주로 여성을 웃음거리로 제공한다. ‘착한데 못생겼다- 관심 없다/ 애교가 정말 많은데 못생겼다- 토할 것 같다’(14일 ‘남녀본색’) 등 여러코너에 나타난 여성에 대한 편협한 시각은 ‘성인 코미디’의 정체성에 의문을 갖게 한다고 지적했다.
‘개그콘서트’는 정형돈의 과체중, 김기수의 큰 얼굴 등 외모에 대한 조롱이 주무기. ‘물에 빠진 여자를 외모에 따라 구해주고’ ‘지금 키가 초등학교 때 키라며?’(13일 ‘타락토비’) ‘이건 또 웬 쥐새끼야?’(20일 ‘신 동작그만’) 등 외모비하가 전편에 깔려 있다.
욕설 사용도 위험 수위를 넘었다. ‘폭소클럽’의 ‘시골처녀상경기’ 코너는 ‘콱 마빡을 뽀사갖고…’(14일), ‘잡놈아, 오살놈아, 주둥이에 돼지비계를 발라줄까…콱 귀빵망이를…’(21일) 등 지나친 욕설로 시청자들의 항의가 빗발쳐 5회만에 폐지되기도 했다. ‘미스 박, 월급 타니까 기분 좋아? 남자를 타 봐 기분 더 좋아’(14일 ‘폭소클럽’) 등 음담패설이 판을 치고, 가족이 함께 보는 일요일 낮 12시에 방송되는 ‘쇼! 행운열차’에서는 ‘추녀는 성폭행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어처구니 없는 망언이 버젓이 전파를 탔다.
보고서는 “프로그램별 차별화도 시급하다”면서 “‘폭소클럽은’은 사회문제를 건드리는 고급 코미디, ‘개그콘서트’는 주시청층인 청소년을 위한 건강한 웃음을 지향하고, ‘쇼!행운열차’는 두 프로의 모방에서 벗어나 새로운 형식을 개발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희정기자 ja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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