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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수사편의가 알권리 막을 우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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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수사편의가 알권리 막을 우려 있다

입력
2004.07.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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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피의자 인권보호를 위해 기소 전에는 모든 수사상황을 공개하지 않도록 수사준칙을 개정하겠다고 밝혔다. 명분은 좋지만, 피조사자 소환여부에서 구속영장 내용에 이르는 모든 수사과정을 원칙적으로 비공개로 하는 데는 동의하기 어렵다. 사회적 관심이 큰 사건의 언론보도를 과도하게 제약하면 국민의 알 권리를 침해할 뿐 아니라, 지나친 비밀주의는 자칫 검찰권 오남용으로 이어져 사법정의 실현과 인권보호에 역행할 수 있다.지금도 무죄추정원칙과 공판중심주의에 따라 검사는 수사중인 사건의 피의사실을 공표하거나 수사내용을 유출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중요 사건일수록 언론이 확정되지 않은 피의사실과 수사내용을 흔히 검찰 관계자를 인용해 앞질러 보도, 개인의 사생활과 명예를 침해하고 여론재판을 하는 잘못된 관행이 있다. 정치적 사건을 맡은 수사 검사 스스로 수사내용을 언론에 흘려 여론과 정치에 그릇된 영향을 준 일탈 사례마저 적지 않다. 이런 잘못은 분명 바로잡아야 한다.

문제는 개선안이 명분과 달리 수사편의에 치우친 듯한 점이다. 확정되지 않은 피의사실이 함부로 유포되는 것은 막아야 하지만, 피의자 소환여부와 귀가사실까지 보안해야 옳은지는 의문이다. 이런 보안조치가 일반범죄자의 인권보호보다는 권력형 비리공직자 등의 체면을 지켜주고, 수사 투명성 감시를 원천 봉쇄하게 될 것을 우려하는 것이다.

공익을 위해 필요하면 수사과정을 공개한다지만, 공익성 판단을 검찰에 전적으로 맡기라는 것은 사리에 어긋난다. 엄정한 수사와 인권보호 및 알 권리 존중 의지를 믿으면 좋겠지만, 국민의 신뢰는 아직 거기에 이르지 못했다. 오히려 기소권을 독점하는 검찰을 견제하고 사법적 공방의 형평성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알려야 할 것은 반드시 알리도록 못 박아 두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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