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프로야구에 삭발열풍이 거세다. 삭발은 위기 상황 돌파의 결연한 의지를 다 잡기 위해 꺼내 드는 비상 카드. 연패의 늪에 빠진 팀이나 슬럼프에 허덕이는 자신을 구하기 위해 앞다퉈 머리를 밀어버린 선수들의 활약 또한 눈부시다.타격 부진을 벗어나기 위한 비장한 각오로 머리를 깎아버린 뒤 2일 현대와의 수원 경기에서 생애 첫 만루홈런으로 팀의 5-3 역전승을 안긴 롯데 이대호는 6일 선두 두산과의 경기에서도 0-3으로 끌려가던 4회말 130㎙짜리 대형 투런홈런을 터트리며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팀에 지난 4월7일 이후 3개월만에 3연승의 감격을 안긴 역전 3점 홈런의 주인공 또한 삭발타자 정수근이었다.
손가락 부상 이후 7경기 만에 이날 처음으로 1번 타자로 선발 출장한 정수근은 5회말 무사 1,2루에서 두산 선발 키퍼의 3구를 통타, 가운데 담장을 넘어가는 통렬한 3점 홈런포를 쏘아올렸다.
롯데는 5-4로 승리, 두산과의 상대 전적에서 시즌 7승3패로 절대적 우위를 유지했다.
지난 5월 삭발투혼으로 팀을 10연패에서 구한 삼성 배영수는 이날 기아와의 광주경기에서 6과3분의2이닝 동안 4안타와 삼진 4개 등을 묶어 2실점 만을 허용, 팀의 4-2 승리를 이끌었다.
이로써 배영수는 시즌 9승 전승으로 두산 레스와 함께 다승 공동 선두에 올라선 것을 비롯해 지난해 8월12일 대 한화전 이후 15연승 행진을 이어갔다. 1회초 결승 2타점을 기록한 양준혁은 현대 브룸바(70타점)를 제치고 타점 1위(72타점)에 올라섰다.
3일 다른 선수들 앞에서 직접 머리카락을 자르는 '삭발 세리머니'를 통해 팀을 8연패에서 구한 것은 물론 올스타 투표에서 최다 득표의 영광도 차지한 LG 조인성은 이날 잠실에서 열린 현대와의 경기에서도 2-0으로 앞서던 4회말 중전 적시타를 터트리며 팀의 3-2 승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현대는 5안타의 빈공으로 3연패에 빠지면서 삼성에 2위 자리마저 물려준 채 올 시즌 처음으로 3위로 주저앉았다. SK는 한화에 4-3으로 승리했다.
/김병주기자 bj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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