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한나라당 당직자들의 표정은 전에 없이 밝다. 당 지지도가 올라가고 '안풍'이라는 골칫거리도 사라졌다. "몇 년새 이렇게 일이 잘 풀린 적이 있느냐"는 게 당직자들의 얘기다.대선 패배 직후로 거슬러 올라가 되짚어보면 한나라당은 웃을 일이 거의 없었다 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 '차떼기 대선자금' 등 하루 건너 울 일만 터졌다. 당지지도는 20%중반을 넘어서지 못했다. 작년 6월 전당대회 직후 여당의 분당사태에 힘입어 30% 근처까지 반짝 상승한 게 고작이었다. 그러나 곧장 대선자금 칼 바람이 불어 닥치며 지지도는 고개 숙였고, 이후 탄핵 파문으로 결정타를 맞으며 한자리수까지 추락했다.
하지만 총선을 지나 상승하기 시작한 지지도는 최근 열린우리당을 처음으로 추월했고 30%대를 넘어섰다는 것이 한나라당의 자체 분석이다. 당 관계자는 "지지도 상승이 반짝 세가 아니라 부동 층 쏠림 현상에 따른 장기적인 추세가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지도 상승이 여권의 잇단 헛발질에 힘입은 바 크지만, 이전처럼 정쟁 위주 대응을 삼간 것도 도움이 됐다"는 분석도 내놓는다. 100여일간의 박근혜 대표 체제가 성공 작이라는 평가를 받았고, 19일 전당대회 이후 당 지도체제도 박 대표를 중심으로 확실한 안정 국면에 접어들 것이란 전망도 긍정적이다.
이런 차에 안풍 사건의 무죄 선고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징조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지난해 9월 1심 유죄 판결 이후 안풍은 한나라당의 큰 골칫거리였다. 이미지 손상은 물론 당사 압류에 따른 물적 손실도 엄청나 보였다. 하지만 2심에서 무죄 판결이 나면서 당 안팎에선 "일이 잘 풀리려는 모양", "염창동 당사터가 좋은 것 같다"는 얘기도 나온다.
그러나 언제까지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질지는 두고 볼일이다. 한나라당은 정기국회가 열리는 9월께를 고비로 보고 있다. 한 관계자는 "여권이 각종 개혁조치를 내놓으면서 승부수를 던질 때 한나라당이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 같다"고 내다봤다. 박 대표 2기 체제도 그때쯤이면 당내 도전에 직면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이동훈기자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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