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자크 아탈리, 르 클레지오 등 당대 문학·지성의 세계적 거장들이 내년 봄 서울에 모인다.대산문화재단은 지난 2000년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리게 될 지구촌 지성의 향연, '서울 국제문학포럼'의 주제를 '평화를 위한 글쓰기'로 정하고, 세계적 문인·학자 20여명을 초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재단측은 이들 외에 바르가스 요사, 바츨라프 하벨, 로버트 하스, 오르한 파묵, 게리 스나이더 등이 이미 참가 의사를 전해 왔고, 움베르토 에코 등 몇몇 인사들과도 참가여부를 타진 중이라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내년 5월께 서울에서 이틀간의 공식일정을 갖고, 국내 문단과 학계 인사 40여명과 함께 발표자와 토론·사회자로 나서 평화와 문학·지식인의 역할 등 소주제별 각종 포럼과 강연회 등을 열 예정이다. 이들은 공식 행사 외에도 7∼10일간 국내에 체류하며 국내 학회등과 공동으로 개별적인 행사를 가질 것으로 알려졌다.
2000년 9월에 열린 1회 포럼은 '경계를 넘는 글쓰기'를 주제로 프랑스 사회학자 피에르 부르디외, 알제리 출신 프랑스 작가 이스마일 카다레, 1986년 노벨상 수상자인 나이지리아의 윌레 소잉카 등이 참가했다. 행사 조직위 관계자는 "이라크 전쟁과 한반도 긴장 등 인류가 당면한 위기와 불안에 대한 문학과 사상적 해법을 모색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평화라는 주제에 부합하고 국내에도 잘 알려진 대가들을 중심으로 초청자를 선정했다"고 말했다.
참가가 확정된 자크 아탈리는 예술과 과학의 경계를 넘나드는 저술을 통해 지성계에 숱한 '화두'를 던져 온 알제리 출신의 프랑스 대표 지성. 1990년 페루 대통령 선거에 민주전선 대표로 출마, 전 대통령인 후지모리와 경합한 적이 있는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는 소설 '나는 훌리 아주머니와 결혼했다(문학동네 펴냄)' '세계종말전쟁(새물결 펴냄)' 등으로 국내에 소개된 작가.
또 체코 대통령으로 친숙한 바츨라프 하벨은 정치적 메시지가 강한 다수의 희곡을 낸 극작가로 공산 치하에서 지하 저술활동 등으로 투옥되기도 했다. 게리 스나이더는 동양적 자연주의 작품을 즐겨 써 온 미국 시인으로 1차 포럼에도 참가한 바 있으며, 아시아문학에 조예가 깊은 것으로 알려진 계관시인 로버트 하스(버클리대)는 시인 고은을 미국 문단에 소개하기도 했다. 터키 출신 소설가 오르한 파묵은 보르헤스, 마르케스 등에 비견되는 인기를 누리고 있는 작가로 국내에는 민음사에서 번역한 '새로운 인생'과 '내 이름은 빨강'이 나와 있다.
/최윤필기자 walde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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