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위원회(위원장 노성대)의 지상파TV 탄핵방송심의 각하 결정과 관련해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1차 심의를 담당했던 보도교양 제1심의위원회의 남승자(전 KBS 해설위원) 위원장과 이창근(광운대 미디어영상학부 교수) 위원이 4일 잇따라 사의를 표명했다.남 위원장은 5일 전화통화에서 사퇴이유에 대해 “심의와 관련해 워낙 시끄러워 물러나는 것”이라면서 “상급기관인 방송위의 각하 결정에 대해서는 책임질 입장도 아니고, 항의할 생각도 없다”고 말했다.
이창근 위원은 사퇴이유를 분명히 밝히지 않았으나, 5일 중앙일보에 기고한 글에서 “탄핵방송의 편향성 여부에 국민의 관심이 컸던 만큼, 학계나 방송위원회가 어떤 형태로든 종합적인 결론을 내려주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기술적 법적용이 국민의 알권리를 압도할 수는 없다”고 밝혀 각하 결정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
두 위원은 지난해 8월1일자로 심의위원에 위촉돼 이 달 31일이면 임기가 만료된다.
심의위원이 사임할 경우 남은 임기에 한해 새 위원을 선임하는 것이 원칙이나, 임기가 채 한 달도 남지 않았고 현재 새 심의위 구성작업을 진행 중이어서 후임 선임이 여의치 않은 상황. 이에따라 탄핵방송 전반에 대한 심의는 각하하되, 계류중인 관련사건 10여건에 대한 개별심의는 계속한다는 방송위의 계획도 차질을 빚게 될 것으로 보인다.
방송위는 일단 7일 열리는 보도교양제1심의위에 안건들을 상정할 예정이나 상당수 심의위원들이 “위원장이 사임한 마당에 정상적인 심의가 가능하겠느냐”는 견해를 밝히고 있어 자칫 집단 사임으로 심의업무 마비사태가 벌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한 심의위원은 “지난달 30일 심의위가 제재, 무방, 권고, 보류 등 네 가지 의견과 함께 공론의 장을 마련할 것을 건의했으나, 방송위는 이를 완전히 무시한 채 각하 결정을 내렸다”면서 “이 상황에서 심의위가 다시 개별심의를 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밝혔다. 그는 “7일 회의에서 다른 심의위원들과 상의해 거취를 결정하겠다”고 덧붙였다.
/이희정기자 ja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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