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집 마련이나 학자금 등을 마련하기 위해 매월 일정한 금액을 적립해 가는 것이 바로 적금이다. 반면 예금은 목돈을 한꺼번에 맡긴 뒤 만기에 원금과 이자를 돌려받는 상품이다. 그런데 지금은 예금은 물론 적금조차도 함부로 가입해서는 안 되는 시대가 되었다.주지하다시피 지금은 유래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의 저금리 시대다. 1년 만기 정기예금의 금리는 3%대로 추락했고, 1년 만기 적금 금리 역시 4% 안팎을 오가는 정도다. 외환 위기 직전만 해도 연 10% 이상의 예금과 적금을 많이 접할 수 있었다는 사실을 기억한다면, 세상이 변해도 참 많이 변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다.
게다가 3%대의 금리를 고객들이 모두 받을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이 더 큰 문제다. 고려해야 할 변수가 두 가지 있는데 하나는 세금이고, 나머지 하나는 물가다.
먼저 세금을 보면, 일반 과세율은 16.5%다. 그리고 1인당 4,000만원까지 가입할 수 있는 세금우대 세율은 10.5%다. 만약 금리가 연 3.7%라고 할 때 세금을 빼고 나면 우리가 손에 쥘 수 있는 이자는 일반과세의 경우 연 3.09%, 세금 우대의 경우 연 3.31%다.
“이 정도의 이자가 어디냐”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분명 ‘돈맹’임에 틀림없다. 정말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변수로서 물가가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발표되는 공식적인 물가상승률은 연 4%가 조금 넘는 수준.
하지만 실제로 체감하는 물가상승률은 아무리 보수적으로 잡아도 연 5%는 넘을 것 같다. 일반 과세든 세금 우대든 세후 이자에 물가상승분을 제한 실질 이자는 모두 마이너스다. 결국 앉아서 돈을 까 먹고 있다는 계산이다.
이쯤에서 결론을 말하자면, 은행의 적금은 가급적 피하자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적금 계획을 세워야 할까. 필자는 두 가지 적금 방법을 추천하고자 한다. 먼저 실적배당형 상품에 알레르기 반응이 있는 확정금리 선호형이라면 상호저축은행의 정기적금을 권한다. 일부 상호저축은행의 경우 1년 만기 정기적금 금리가 무려 7%에 달할 정도로 매력적이다.
좀 더 높은 금리를 원한다면 실적배당형 상품을 찾아 보아야 한다. 가장 눈에 띄는 상품은 적금식으로 펀드에 가입하는 적립식 펀드다. 종합주가지수가 낮을 때 많이 사고, 높을 때 적게 사는 일명 ‘정액 분할매수법’에 의해 투자를 하기 때문에 의외로 안전하고 수익률도 나쁘지 않다.
대개 가입시점 대비 지수가 전혀 오르지 않는 경우라 하더라도 연 5% 이상의 수익률이 나올 정도다. 많은 전문가들이 예상하는 것처럼 향후 지수가 완만한 상승세를 이어간다면 연 10% 이상의 수익률이 안정적으로 나올 수 있을 것이다.
이제는 고금리의 추억은 잊어야 한다. 과거와 같이 소극적인 적금 계획으로는 재테크 계획에 차질이 생긴다는 것을 인식하고, 지혜로운 적금 전략을 구사해야 할 것이다.
심영철 웰시안닷컴 대표 godcareu@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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