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부시맨 부족 판화전 8일부터 성곡미술관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부시맨 부족 판화전 8일부터 성곡미술관

입력
2004.07.05 00:00
0 0

어느날 하늘에서 뚝 떨어진 코카콜라병을 두고 한바탕 해프닝을 겪는 부시맨. 영화 ‘부시맨’으로 유명해진 아프리카 부족 부시맨은 현대 물질문명의 때를 전혀 타지 않았다. 생존을 위해 현대인들이 당연히 잃어버리고 만, 어린이다운 순진함을 간직하고 있는 이들. 그러나 그들도 전통과 문명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다고 한다.아프리카 부시맨 부족의 현대 판화작품을 소개하는 ‘시원으로의 여행’전이 8일부터 성곡미술관에서 열린다. 3년 전 쇼나 조각을 소개해 아프리카 미술에 대한 대중적 관심을 촉발시켰던 정해종 터치아프리카 대표가 기획한 전시. 이제 쇼나 조각은 아트숍에서도 판매될 정도로 대중화했지만, 아프리카 판화가 소개되는 것은 처음이다.

부시맨 부족 예술가들이 스스로의 문화적 뿌리를 확인하고 회복하기 위해 1990년 결성한‘구루아트커뮤니티’에 소속된 작가 16인의 판화 80여점이 전시된다.

부시맨의 판화는 검은 대륙 아프리카의 자연이 준 선물이다. 심플하면서도 강렬한 원색의 색채감이 탁월한 작품들은 아프리카 대륙에 살지 않는 한 절대로 만들어내지 못할 것 같다.‘쿠루아트커뮤니티’의 대표 카필롤로 마리오 마홍고도 “우리는 여전히 자연의 사람들이라는데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말한다.

아프리카 미술은 조형(나무 조각)으로 대표되지만, 아프리카 남서부 칼라하리 사막 초원지대에 흩어져있는 부시맨 부족은 오랜 회화의 전통을 지니고 있다. 바위에 그림을 그리던 감각으로 현대 작가들이 판화, 회화 작업을 한다. 그들에게 판화는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이어주는 커뮤니케이션의 수단이다.

예부터 전해 내려오는 신화 등 오래된 이야기, 삶 속에서 강한 인상을 받은 체험, 꿈 속에 떠오른 이미지들을 얘기하고 있다. 생존방식의 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방편이기도 하다. 그들의 생활방식과 삶에 대한 지식은 아버지가 아들에게, 또 그 아들에게‘몸’으로 계승돼왔으나, 이제 문명은 그들에게 다른 방식을 요구하고 있다.

아프리카의 사막과 평원을 거니는 야생의 동물들, 사냥하는 모습, 부족춤과 같은 전통의식 등을 형상화한 판화작품들은 부시맨의 지식을 전달하는 교과서인 셈이다.

쿠루아트커뮤니티 결성 초기부터 활동하고 있는 콰는 어려서부터 익힌 전통 수렵의 경험을 살려, 사냥과 샤머니즘에 대한 기억, 동물과 초현실적 이미지를 통해 전통 이야기와 지식을 복원하고 있다. 카제는 기쁨의 원천으로서 전통 춤과 음악을 표현해내고 있다.

부시맨의 판화작품들은 독특하고 재치 있다. 어린아이들의 작품을 보는 것처럼 단순하면서도, 천진난만하다. 전시를 기획한 정해종씨는 “부시맨은 원래 낙천적인 사람들이다. 그들의 상상은 매우 자유롭고 생각을 자연스럽게 표현한다”고 소개했다. 전시는 8월22일까지. (02)737-7650

/문향란기자 iami@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