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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타계한 말론 브란도/사실적 현대연기 도입 "영화계 代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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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타계한 말론 브란도/사실적 현대연기 도입 "영화계 代父"

입력
2004.07.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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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현지시각) 80세를 일기로 타계한 말론 브란도는 20세기 최고 영화배우 중 한 명이었다. 미국 영화전문지 '프리미어'가 지난달 영화전문가 16명을 상대로 '영화사상 가장 위대한 캐릭터 100걸'을 설문 조사한 결과 말론 브란도가 연기한 '대부'의 마피아 두목 비토 콜레오네가 당당히 1위를 차지했다.1924년 미국 네브라스카주 오마하에서 태어난 고인은 50년 '더 맨'으로 데뷔한 후 천부적인 모방술과 상상력으로 할리우드를 단번에 장악했다.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1954)를 시작으로 아카데미상 후보에 8번이나 올라 '워터 프론트'(1955)와 '대부'(1972)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파리에서의 마지막 탱고'(1972) 등에서도 주연으로 활약, 알 파치노, 로버트 드 니로 같은 성격파 후배 배우들에게 큰 영향을 끼쳤다.

그는 과장법에 의존했던 고전연기의 틀을 깨고 사실적인 행동에 근거한 현대연기를 도입한 선구자이자, 어떤 영화에 출연하더라도 관객의 기억에 서늘하게 남는 강력한 캐릭터 연기를 펼친 배우였다. '대부'에서 맡았던 강력한 부성(父性)의 상징 마피아 대부의 연기나, 전쟁의 폭염과 인간의 광기를 보여준 '지옥의 묵시록'(1979)에서 시를 읊조리는 미군 대령의 섬뜩한 연기는 영화 팬의 뇌리에 깊숙이 남아 있다.

2001년에는 범죄영화 '스코어'에 단역으로 출연, 노익장을 과시했으며 숨지기 1주일 전까지 주연을 맡기로 한 '브란도 앤드 브란도'의 대본을 손질한 것으로 알려졌다. 말론 브란도를 찾아 미국으로 떠난 튀니지 청년의 이야기로 꾸며질 리다 베히 감독의 '브란도…'는 결국 고인의 미완성 유작으로 남게 됐다.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은 "미국은 위대한 배우를 잃었다. 나와 아내 로라는 그의 가족과 친구들에게 기도와 위로의 말을 전한다"고 추도했고,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은 "그가 세상을 떠나 슬프다는 말밖에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영화배우 로버트 듀발도 "그는 전세계의 수많은 젊은 배우들에게 대부 같은 존재였다. 그에 대한 기억은 영원할 것"이라고 추모했다.

그러나 화려한 영화인생과 달리 사생활은 불운으로 점철됐다. 90년 그의 아들 크리스천이 이복 여동생 체옌 브란도의 남자친구를 살해했고, 95년에는 체옌마저 사건의 후유증으로 자살했다. 재판과정에서 지불한 변호사 비용 등으로 말년에는 2,000만 달러의 빚더미에 올라 사회복지기금과 영화배우조합 연금에 의존해 근근히 생활했다. 유족으로는 3명의 이혼한 부인과 11명의 자녀가 있다.

/김관명기자 kimkwm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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