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빙 바람이 불면서 우리 몸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물이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한의학에서는 물을 무려 33가지로 분류하고 이를 적절히 사용하면 만병을 고칠 수 있다고 말한다. 화학성분에 따라서도 물 종류는 18가지에 달한다.정수기 회사와 샘물회사가 저마다 자사제품의 우월성을 주장하고 해양심층수니, 빙하추출수니, 알프스산 천연 호수 물이니 하며 한 병에 만원 넘는 물까지 판매된다. 그만큼 물의 중요성이 커졌다는 증거다. 우리 몸에서 수분이 차지하는 비율은 70%. 몸무게가 70㎏인 성인 남성의 경우 50㎏ 정도가 물인 셈이다.
우리가 매일 마시는 물은 단순히 몸을 한 바퀴 돈 뒤 배설되는 것이 아니다. 인체의 세밀한 곳까지 흡수돼 세포에 영양분을 공급하고, 불필요한 노폐물을 배출하며, 체온을 조절하는 등 생명 유지 시스템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 불가결한 존재다. 세포 형태를 유지하고 혈액과 조직액의 순환 및 대사작용을 원활하게 하는 역할도 한다.
따라서 몸에 필요한 수분량을 충족시키지 못하면 뼈나 관절 사이, 세포와 세포 사이, 내장기관 등 인체의 세밀한 곳에서 이루어지는 일련의 대사에 차질이 생겨 건강에 적신호가 켜지게 된다. 또한 노화가 진행될수록 물의 구성비는 점점 줄어들게 되므로 물을 자주 마시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 어떤 물을 얼마나 마셔야 하나?
가장 좋은 물은 칼슘과 마그네슘, 나트륨 등 미네랄이 풍부하게 함유된 물로, 물의 온도는 체온보다 약간 낮은 20~25도가 좋다. 연세대 원주의대 생화학교실 김현원 교수는 “수소이온 농도가 7.5~8.5 정도의 약알칼리성 물이 인체에 가장 좋다”고 말한다.
성인의 경우 하루 수분 배설량은 2.5ℓ정도여서 이 수분량 만큼은 꼭 챙겨서 섭취해야 한다. 우리가 먹는 음식에서 평균 0.5ℓ의 수분을 얻을 수 있으므로 매일 생수나 음료를 2.0ℓ(8컵 정도) 이상 마셔야 한다. 특히 술과 담배, 커피 등을 많이 하는 사람은 더욱 많은 수분을 섭취해야 한다. 알코올은 혈액 속의 수분을 끌어내고 담배연기는 호흡기 점막의 수분을 증발시키며 커피의 카페인도 탈수현상을 부추긴다.
목이 마르다고 물을 벌컥벌컥 마시는 것은 금물이다. 물도 잘못 마시면 체한다. 위장에 들어간 물은 혈액 속의 염분을 끌여들여 혈액과 이온농도가 같아질 때 비로소 서서히 흡수된다. 따라서 물을 급하게 마시면 흡수기능에 부담을 주게 되고 결국 심장과 위, 신장에까지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물은 공복이나 식사하기 30분 전에 마시는 것이 좋으며, 식사 직전이나 식사 도중에는 소화효소나 위산을 희석할 수 있으므로 피하는 게 좋다.
- 마시는 것은 모두 음료?
운동을 한 뒤에는 이온 음료를 마시는 게 좋다. 이온 음료는 전해질과 포도당이 녹아 있어 단시간 내에 수분 흡수가 이뤄질 뿐만 아니라 체내에서 에너지원이 신속히 근육으로 전달될 수 있도록 돕는다. 그렇지만 운동도 하거나 땀을 많이 흘리는 것도 아닌데 스포츠 음료를 마시는 것은 피해야 한다. 과다한 영양분을 섭취하게 되기 때문이다. 염분 섭취를 제한해야 하는 고혈압 환자에게는 더욱 좋지 않다.
미과즙 음료(생수에 천연과즙을 함유, 갈증해소와 미각을 충족하는 음료) 역시 갈증해소에 도움이 되지만 이런 음료는 물과 달리 산성에 가깝고, 칼로리가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또 술이나 커피, 홍차, 콜라 등과 같은 음료로 수분 보충을 하는 것도 안 된다. 카페인이 들어 있는 음료는 소변 분비를 촉진시켜 오히려 탈수를 유발한다.
<도움말=삼성서울병원 스포츠의학실 박원하 교수, 강남베스트클리닉 이승남 원장>도움말=삼성서울병원>
권대익 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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