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들의 인도시장 진출이 러시를 이루고 있다. 지나친 중국 의존도에서 벗어나 값싼 인력이 많고 정보기술(IT) 및 금융이 상대적으로 발달해 무한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인도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기업들이 앞 다퉈 인도로 발길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4일 재계에 따르면 지난해말 기준으로 국내기업의 인도 투자금액은 5억3,300만 달러로 중국 투자액 64억5,400만달러의 12분의1에 불과했다. 인도지역 투자건수도 110건으로 중국투자 8,886건의 80분의1에 그쳤다. 1990년대 중반 인도시장에 진출, 현지화에 성공한 기업도 현대자동차와 삼성전자, LG전자 등으로 손을 꼽을 정도였다.
기업들이 최근 인도 공략에 나서고 있는 것은 연간 소득수준 1만 달러 이상의 구매력을 가지고 있는 최상류 소비층이 500만∼1,000만 명에 달하는데다 외국인 투자를 적극 장려하는 인도 신정부의 개방정책 기조, 풍부한 노동력 등의 호재가 널려 있기 때문이다. 포스코는 지난해까지 16개 법인에 8억 달러규모를 중국에 투자하며 본격적인 시장확대를 위해 '포스코차이나홀딩스'라는 지주회사까지 설립했다. 하지만 상용화 직전단계에 있는 신제철기술인 파이넥스(FINEX) 공법의 첫 시험단계를 중국에 일관제철소 건립을 통해 실행하려던 계획에서 더 나아가 인도를 포함시키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 또 인도의 철광석 자원을 직접 개발하기 위해 인도 정부와 접촉 중이다. 은행들도 인도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수출입은행은 올해 뉴델리 사무소를 설치할 예정이고 외환은행도 뉴델리 사무소를 낸다는 계획 아래 시장조사에 착수했다. 현재 인도에는 산업은행과 조흥은행만이 점포를 갖고 있다.
휴대폰, PDA, 모바일 게임 및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서비스업체인 컴투스는 5월 인도의 실리콘밸리로 통하는 남부 뱅갈로드에 인도 지사를 설립했다. 매년 40∼50%씩 성장하고 있는 인도 모바일게임 시장을 초기에 효과적으로 공략하기 위해서다. 이밖에 국내 벤처기업을 포함해 중소기업 상당수도 인도진출을 위해 KOTRA 현지 지사와 상담을 벌이고 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인도는 낮은 소득수준과 열악한 인프라 등 부정적 측면과 높은 서비스업 비중과 선진국 수준의 소트프웨어 및 바이오 기술 등 긍정적 측면을 동시에 갖고 있다"며 "이 같은 양면 속에서 우리 기업이 진출, 현지화에 성공한다면 무한한 시장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양준기자 naige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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