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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기고/反테러전을 걷어치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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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기고/反테러전을 걷어치워라

입력
2004.07.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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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이제 이라크전쟁이 중동지역의 평화와 미국의 안전을 보장하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전쟁이 실은 전세계를 더 큰 위험에 빠뜨린다는 것, 미국이 테러공격 때보다도 더욱 큰 위기를 맞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우려하기 시작했다.월스트리트저널과 NBC뉴스가 1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는 미국 국민 대다수가 전쟁이 테러에 대한 위협을 가중시켰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타임스와 CBS뉴스가 지난 주초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47%는 테러에 대한 위협이 증가했다고 밝혔으며 13%만이 테러 위협이 줄었다고 답했다.

이같은 우려에는 타당한 근거가 있다. 미국의 이라크 공격은 알 카에다가 신병을 모집할 수 있는 훌륭한 방편이 됐다. 오사마 빈 라덴이 반미 테러리스트의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작전을 계획했다면, 미국의 이라크 공격보다 더 훌륭한 시나리오를 내놓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미국진보센터(CAP)의 안보전문가 밥 부스틴이 말한 것처럼 "빈 라덴과 그의 추종자들을 위한 최고의 신병모집 수단을 만들어낸 것"이다.

전쟁으로 인해 미국의 테러 위협이 줄어든 것이 아니라 더욱 커졌다는 사실은 국가적인 스캔들로 받아들여져야 할 것이다. 9·11 테러 이후 테러리즘은 미국에 가장 심각한 위협이 됐다. 조시 W 부시 대통령은 그러나 자국 내 전력을 정비하고 동맹국의 지원을 호소해 알 카에다를 파멸시키기 위한 전면적·지속적 유세를 벌이는 방식을 채택하지 않았다.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를 테러리스트의 온상으로 단정하고 전격적인 전쟁을 감행했다.

부시의 결행에 대해서는 일찍이 우려가 있었다. 전쟁 발발 사흘 전인 2003년 3월16일 영국의 '더 타임스'는 이렇게 보도했다. "미국과 유럽, 아프리카의 관료들은 최근 몇 주 간 이슬람권 테러단체에서 젊은이들을 모집해 훈련시키려는 움직임이 포착됐다고 밝혔다. 이라크가 공격을 당한다면 미국과 유럽, 이스라엘을 공격하려는 젊은 테러리스트들이 발기할 것임에 분명하다."

14만명의 병력이 이라크에 투입됐고 앞으로 수년간 이라크 문제로 난항을 거듭할 것임이 분명하다. 테러 집단과의 투쟁과 국민의 안보에 소요될 인력과 금전적 비용이 이미 빠져나갔다. 국민은 전쟁에 지쳤다. 뉴욕타임스와 월스트리트저널의 여론조사에서 응답자 대다수는 이라크전쟁이 미국인의 안보에 큰 가치가 있었는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종전의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지난 주에 실시됐던 이라크 주권이양식은 형식적이고 상징에 불과한 의식이었다. 주권이양식 전날 바그다드에서 해군 3명이 폭탄 테러로 사망했고, 30일 또 한 명이 살해됐다. 우리는 지금 끔찍한 상황에 처해 있는 것이다. 이라크에서 미군이 어떻게 빠져나올지에 대한 전략은 부재하다. 비정상적인 감세 환경에서 전쟁에 대한 비용을 어떻게 지불해야 할지에 대한 계획은 부재하다.

대(對)테러 전쟁이었던 아프가니스탄전보다도 상황은 더욱 나빠졌다. 미국의 병력은 이라크에만 집중돼 있어 세계의 안전도, 자국의 안전도 보장할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테러 집단이 전력을 가다듬게 되면 대(對)미국 공격은 '일어날 수도 있는 일'이 아니라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는 일'이 될 것이다.

/밥 허버트 칼럼니스트/뉴욕타임스=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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