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의 김선일씨 피살사건 조사가 본격 시작됐지만 각종 한계가 노출되면서 진상규명이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국내에선 김천호 가나무역 사장의 조사가 이루어졌지만 김씨의 일방적인 해명수준에 머물고 있고 현지 조사도 치안불안으로 이라크에 들어가지 못하고 인근 국가에서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조사는 감사원의 여느 감사와 달리 서류 등 사실관계를 입증할 문서가 없고, 대부분 관련자들의 증언에 의존해 입증이 쉽지 않다고 감사 관계자들이 털어 놓고 있다. 감사원의 한 고위 관계자는 "베테랑 조사관을 투입, 진실 규명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그러나 김 사장의 진술을 반박할 기초자료 확보가 쉽지 않아 향후 조사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더욱이 김 사장은 이라크 현지에서 귀국을 미루며 국내 조사에 대비해 철저한 사전 준비를 한 듯한 모습이어서 허점을 찾아내기도 쉽지 않다. 김 씨 피살사건의 전모를 알고 있는 사람이 김 사장이 유일하고, 가나무역 직원들도 입을 맞춘 듯해 새로운 사실 규명이 어렵다는 것이다.
현지조사단 역시 조사에 난항을 겪고 있다. 준 전시상태인 바그다드로 접근하지 못하고 있으며, 요르단 암만에서의 조사도 이라크에서 대피한 현지 교민들로부터 상황을 파악하는 탐문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다 감사원은 수사권이 없는데다 KT의 거부로 외교부와 AP통화내역 자료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특별조사단은 김씨 피살과정 뿐 아니라 현지 정보수집체계의 난맥상 파악 등 숙제가 산적해 있지만, 조사는 시작 1주일 가량 지난 현재 초기 단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권혁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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