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모는 물론 하늘을 날겠다는 꿈까지 똑같은 '쌍둥이 보라매'들이 탄생했다.2일 경남 사천 공군교육사령부에서 열린 제112기 공군사관후보생 임관식에서 일란성 쌍둥이인 최원근·효근(23) 형제가 나란히 소위 계급장을 달았다. 또한 이날 육태형(23)씨가 소위로 임관해 지난 3월 공군사관학교(52기)를 나와 먼저 장교가 된 쌍둥이 동생 육태완(23) 소위의 뒤를 따름으로써, 한 날 동시에 쌍둥이 공군 소위 2쌍이 탄생했다. 더욱이 이들은 모두 조종특기를 받아 수년 내 국내 최초의 쌍둥이 조종사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최 소위 형제는 14주 동안의 기본군사훈련 기간 내내 많은 에피소드를 남겼다. 교관들은 형,동생을 구별하지 못하고 착각한 나머지 "오전에 지적했는데 아직까지 제대로 못하느냐"고 엉뚱하게 꾸지람을 하기 일쑤였다고 한다. 훈육관들은 이들 형제를 각각 다른 소대에 배치하는 등 나름대로 '대책'을 강구했지만 시종 얼굴 구분이 안돼 여러모로 애를 먹었다고 한다. 이들 형제는 똑같이 무릎을 다치거나 통증을 느껴 병원에서 조우하는 등 '자석'처럼 붙어 다니는 운명이 훈련기간 중에도 계속됐다.
또다른 쌍둥이 장교인 육태형·태완 형제의 경우 이런 에피소드나 문제는 없었지만 이구동성으로 "반드시 전투기 조종사가 되겠다"고 말해 선의의 경쟁이 시작됐다. 동생 육태완 소위는 "형보다 5분 늦게 태어났지만 비행훈련 선배로서 형에게 확실하게 모범을 보이겠다"고 한다.
이들 쌍둥이 조종사 후보들은 "파일럿의 길을 절대 포기하지 않겠다"며 "2년 후 젓가락 두 짝보다 더 닮은 쌍둥이 조종사의 탄생을 기대하시라"고 출사표를 던졌다.
이날 임관식에서는 태권도 4단, 스포츠마사지 3급, 윈드서핑지도자 3급 등 체육관련 8개 자격증을 보유한 '여걸' 허호영(24) 소위도 화제의 주인공이었다. 정훈장교로 출발하는 그는 "평소의 꿈이었던 운동과 홍보를 동시에 할 수 있게 돼 기쁘다"며 "스포츠 정신을 통해 군인에게 필요한 사기와 팀워크를 높이는 데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
또한 이날 임관한 손은혜(23·여) 소위는 제1전투비행단 보급대대 감독관으로 근무하는 손창수(54) 준위, 공군복지근무지원단에서 감찰업무를 맡고 있는 손은국(27) 중위가 각각 아버지, 오빠여서 또 하나의 공군가족이 탄생했다.
손 소위는 "35년간 묵묵히 군인의 길을 걸어온 아버지를 닮고 싶었다"며 "부사관과 사병들에게 권위를 잃지 않으면서도 친근하게 다가서고 싶다"고 말했다.
/김정호기자 azu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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