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 참석 중인 백남순 북한 외무상과 콜린 파월 미국 국무장관은 2일 회담을 갖고 북핵문제 등에 관한 의견을 교환했다.2002년 브루나이 ARF 이후 2년 만에 다시 만난 양국 장관은 최근 열렸던 제3차 6자회담에서 양측이 '진전된 제안'을 냈다는 점을 평가했다. 백 외무상은 "북한은 한반도 비핵화 목적을 유지한다는 원칙에 변함이 없으며 대화를 통해 핵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한다는 게 기본입장"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월 장관은 "미국은 북한을 공격할 의사가 없으며 이념과 체제가 다르더라도 중요한 분야에서 협조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이번 ARF를 통해 북미는 고농축우라늄(HEU) 핵계획을 둘러싸고 또 한번 부딪쳤다. 백 외무상이 "HEU는 분명히 없으며 미국이 근거자료를 내면 금창리사건 때와 마찬가지로 보여줄 수 있다"고 '금창리식 해법'을 언급하며 미국에 정면으로 맞섰다.
미국은 1997년 첩보를 바탕으로 금창리 핵시설 의혹을 제기하고 사찰단까지 파견했지만 증거확보에 실패한 적 있는데 북한은 이번에도 같은 방식을 제시한 것이다.
그러나 미국은 HEU를 포함해 모든 핵계획을 북한이 먼저 자백하고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의심나는 시설들을 사찰할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정곤기자 kimjk@hk.co.kr
자카르타=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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