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총리는 취임 이틀째인 1일 여야 지도부를 차례로 방문해 "정치권과 정부 사이의 가교 역할을 충실히 하겠다"며 국정에 대한 협조를 요청했다.이 총리는 이날 오후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신기남 의장 등 지도부와 만나 "매사를 사전에 당과 조율한 뒤 발표하겠다"며 긴밀한 당정협의를 강조했다. 또 "국무조정실 관계자들이 지난해에 여당 의원들이 소수여서 모든 법안을 들고 한나라당에 설명하러 가느라 힘들었다고 하더라"며 과반여당인 우리당의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했다.
이에 대해 신 의장은 "총리께서 완벽을 추구하는 분이니 정부가 앞장서고 당이 뒤쫓는 것 아닌지 모르겠다"며 "당의 입장을 잘 아시는 만큼 당정협의도 한결 수월할 것 같다"고 화답했다. 신 의장은 이어 "의지와 포용을 갖고 내각을 꾸려달라"며 괭이를 움켜쥔 이 총리의 캐리커처를 선물했다. 한때 유력한 총리후보로 거론됐던 김혁규 의원은 "나라가 어려우면 어진 신하가 역할을 하는 법"이라며 "당의 명예가 걸려 있으니 잘 해달라"고 덕담을 건넸다.
이 총리는 이어 대학 10년 선배인 한나라당 김덕룡 원내대표를 만나 정보공유와 충분한 설명을 강조하며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했다. 김 대표는 이 총리가 행정수도 이전과 관련해 입법·사법부의 이전은 필수조건이 아니라고 밝힌 부분을 상기시킨 뒤 "차분하게 추진하고 밀어붙이기식으로 진행하지 말기를 바란다"고 주문했고, 이 총리는 "상임위 중심으로 면밀히 검토하면서 정부도 최대한 설명드리겠다"고 답했다. 이 총리는 이어 민노당사를 찾아 김혜경 대표와 만난 뒤 곧바로 민주당과 자민련 당사도 방문해 원만한 국정운영을 위한 정치권의 협조를 당부했다.
/양정대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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