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도록 일하지 않고 성공하는 법로버트 크리겔 지음ㆍ임정재 옮김
한스미디어 발행ㆍ1만2,000원
조금 더 자고 싶지만 일어나야 한다. 몸이 개운하지가 않다. 면도를 하면서 이것이 ‘만성피로’인가라고 생각해 본다. 아침을 먹는 둥 마는 둥 끝내고 급히 집을 나선다. 오늘도 도로는 짜증이 날 정도로 막힌다.
파김치가 되어 회사에 도착해 허겁지겁 보고서를 만든다. 어제 만난 거래선에 관한 것이다. 위에서는 또 무슨 말을 할까, 이런 저런 생각에 마음이 편치 않다. 그렇게 하루가 시작된다. 일이 하루종일 온 몸을 짓누른다.
책 제목처럼 죽도록 일하지 않고도 성공할 수 있을까. 심리학자이자 비즈니스 컨설턴트인 저자는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말한다. 논리는 이렇다. 세상은 사람에게 편리하게 변해왔을지 몰라도, 직장인들에게는 위협적이다. 하루라도 빨리 능력을 인정 받지 못하면 언제 경쟁에서 밀릴지 모른다. 아무에게나 일이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바쁜 사람이 능력 있는 사람으로 통한다. 오늘도 많은 사람들이 죽도록 일에 매달리고 있다. 요즘 같은 시대에 살아 남으려면 어쩔 수 없다.
여기서 저자는 묻고 있다. 정말 그런가. 죽어라 일한만큼 성과를 얻었는가. 보람은 있는가. 당신의 가족은 안녕한가. 오히려 일의 중압감이나 스트레스에 끊임없이 시달리고 있지는 않은가.
기업을 보자. 요즘 기업은 어떤가. 기업마다 변화와 혁신을 외치고 있다. 과거의 방식으로는 성장은커녕 유지도 어렵다는 사실이 냉정한 현실로 드러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도 생각을 달리해야 한다. 기업은 죽도록 일만하는 사람보다는 혁신적이고 창조적인 사람을 필요로 한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어쩌면 이것이 더 어려운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저자는 ‘발상의 전환’을 강조하고 있다. 일 중독에서 벗어나라는 것이다. 열정적인 90%의 노력이 산만한 110%의 노력보다 더 낫다.
성공한 사람에게는 사소한 것 같지만 남다른 비책이 있다. 일에 파묻히기 보다는 ‘일을 즐긴다’는 것이다. 말은 쉽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하나. 저자는 우선 습관을 깨뜨리는 습관을 기르라고 충고한다. 오래된 관행을 따르기보다 오히려 그것을 깨부수어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 올림픽 육상 감독인 버드 윈터는 선수들이 마지막 피치를 올리기 위해 지나치게 긴장하고 힘들어 한다는 사실을 알고 선수들에게 ‘최고로 힘을 쏟으며 달릴 때의 90%에 해당하는 힘만 가지고 달리라’고 주문했다. 그러자 선수들은 더 빨랐다. 비즈니스 세계에서도 마찬가지다. 죽도록 일에 매달리는 사람보다는 시간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적절한 휴식을 취하며 일하는 사람이 훨씬 더 놓은 성과를 올리고 있다. 문제는 톡톡 튀는 아이디어와 그것을 어떻게 실현하느냐다.
이 책은 300여 가지의 사례를 들어 일을 즐기면서 효과를 낼 수 있는 방안을 소개하고 있다. 큰 줄기는 이러한 것들이다. 일에 목숨을 걸지 말아라.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라. 오래된 관습에 시비를 걸어라. 휴식시간을 가져라. 핵심역량에 주력하라. 상자에서 나와라. 승리를 기억하라 등이다.
죽도록 일하지 않고도 성공하는 법, 그것은 지금까지 당연시 해온 관행을 바꾸고 새로운 관행을 만드는, 아주 작지만 핵심적인 ‘발상의 전환’에서 시작된다는 것이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핵심이다. 얼마나 쉽게 할 수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한번쯤 관심을 기울여볼 만하다.
이상호/논설위원 sh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