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신임 국무총리는 30일 취임식을 마친 뒤 총리실 내 사무실을 돌면서 직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며 상견례를 가졌다.이 총리의 얼굴은 웃음 가득했지만, 직원들의 표정은 긴장감이 역력한 모습이었다. 이 총리가 실세 총리로서 정무기능 강화를 언급한 만큼 총리실 진용에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 탓이다. 이날 총리실은 직원들이 모여 조직의 변화 방향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등 어수선한 느낌이었다.
일단 총리실의 정무기능 강화 방침으로 총리 비서실은 변화의 바람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 총리의 한 측근은 "대국회 관계와 고위당정 협의, 당정협의를 강화하는 시스템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한 만큼 비서실의 경우 어떤 형태로든 정무기능 강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차관급인 비서실장과 1급인 정무수석, 민정수석, 공보수석의 교체와 일부 직제의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총리실 주변에선 정무수석의 역할을 높이거나 총리 비서실장을 정치권에 밝은 인사로 기용하는 방안 등 각종 안들이 쏟아지고 있다.
그러나 급격한 조직개편이나 인사는 없을 것이란 게 중론이다. 총리실의 한 고위 관계자는 "이 총리는 업무를 파악한 뒤 단계적으로 인사를 하는 성격인 만큼 취임 후 곧바로 손을 대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부조직법상 총리비서실의 확대도 어렵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국무조정실장은 일단 유임쪽으로 가닥이 잡히고 있다. 한덕수 실장은 2월에 임명된 데다 별다른 하자가 없고 이 총리가 자리를 잡기까지는 그의 협조가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정무 장·차관 신설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이 총리가 이날 "검토해보겠다"고 말했지만, 청와대측은 예산과 인력의 추가를 이유로 정무 장·차관직의 신설에 부정적인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권혁범기자 hb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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