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에 손목이 잡힌 채 위안부로 끌려가는 자신의 모습을 담은 '끌려감' 등 그림을 통해 일본군대 위안부의 실상을 알려 온 김순덕(사진) 할머니가 30일 오후 1시55분 서울아산병원에서 뇌출혈로 별세했다. 향년 83세.1921년 경남 의령에서 태어난 김 할머니는 17세 때 "취직시켜 주겠다"는 말에 속아 일본 나가사키(長崎)로 끌려간 뒤 중국 상하이(上海) 등에서 3년간 강제 위안부 생활을 해야 했다. 김 할머니는 1940년 한 일본 군인의 도움으로 우여곡절 끝에 고국에 돌아와 위안부였던 사실을 숨기고 결혼했다.
일제 만행으로 겪은 고통을 가슴 속에 담아둔 채 거의 평생을 살아야 했던 김 할머니는 남편이 숨진 뒤 93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로 등록하고 위안부 할머니들의 보금자리인 경기 광주 '나눔의 집'으로 들어갔다.
이후 김 할머니는 잔혹했던 당시 생활상을 그림으로 표현하는 데 온 정열을 바쳤다. 또 다른 위안부 할머니들과 함께 일본 대사관 앞에서 매주 수요일 열리는 '일본 정부 사죄와 배상을 위한 집회'에 빠지지않고 참석하는 등 위안부 문제 해결에 헌신적으로 노력해 왔다. 빈소 서울아산병원, 발인 2일 오전 7시. (02)3010―2254
/신기해기자 shink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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