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기업인들은 1970년대를 기업가 정신이 가장 투철했던 시기로 꼽았다. 또 기업가 정신이 약화했다고 하지만, 90년대 전반기나 후반기보다는 지금이 기업가 정신이 더 활발하다고 응답했다.삼성경제연구소는 30일 '기업가 정신의 약화와 복원방안'이라는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연구소가 국내 최고경영자(CEO)와 임원 1,77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기업가 정신이 가장 활발했던 시기로 38%가 70년대를 꼽았고, 80년대 28%, 90년대 전반기 12%, 90년대 후반기 8%, 현재 14% 등으로 응답했다.
연구소는 박정희 정권이 성장 드라이브 정책을 추진했던 70년대는 기업가 정신의 성장기로, 뛰어난 기업가들이 다수 출현했고 정부도 기업에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고 밝혔다. 정부는 성장·수출 중시 정책을 일관되게 밀어붙였고, 기업들은 양적 팽창과 다각화에 발벗고 나섰다는 것.
기업가 정신은 80년대에 성숙기로 접어들어 80년대 중후반에는 정점에 달했다. 삼성전자가 64KD램 개발에 성공, 선진국과의 기술격차를 일거에 극복한 것도, 현대전자와 (주)대우가 설립된 것도 이때다. 기업가 정신은 90년대 들어 퇴조조짐을 보이기 시작했고 반도체 호황 등 성장에 따른 위기의식의 퇴색은 결국 97년 외환위기로 이어졌다.
98년 이후 지금까지의 시기에 대해 연구소는 기업들이 내실경영 위주에 편중하고, 정부도 기업가 정신 고취를 위한 가시적 성과가 미흡한 전환기로 규정했다. 연구소 김종년 수석연구원은"창업기반을 확충하고, 제도를 기업친화형으로 정비하는 등의 가시적인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유병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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