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선, 이승환-채림, 김윤아 변정수 이영애…. 연예인이라는 점 말고 이들의 공통점은? 바로 ‘싸이질’(싸이월드의 ‘미니홈피’를 운영한다는 뜻)에 푹 빠져 있다는 것이다. 이들 말고도 싸이질 대열에 합류한 연예인들은 부지기수. 네티즌들 사이에서 퍼지고 있는 최신 ‘연예인 싸이월드 미니 홈피 주소록’에는 200명 가까운 연예인들이 수록되어 있을 정도다.양적 측면에서 뿐만 아니라, 질적 측면에서도 연예인들의 싸이질은 풍성하다. ‘아버지의 원대로 하옵소서’라는 성경 구절로 시작되는 종교적 홈페이지(탤런트 심지호)에서부터 최대방문자 수를 자랑하며 호사스럽게 꾸며진 홈페이지(김희선)가 있는가 하면, 잠정 폐쇄됐거나(김하늘 류시원), 개점휴업 상태(최진실)인 경우도 있다.
연예인들의 이런 싸이질에 대한 네티즌들의 반응도 가지가지다. 연예인들이 실명으로 자기 미니홈피 게시판에 올린 글에 댓글을 달며 감격스러워 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인기관리나 홍보차원에서 매니저가 관리해주는 거 아니냐’며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는 이들도 있다.
분명한 건 연예인들의 미니 홈피는 그동안의 팬클럽 홈페이지와는 달리, 본인들 스스로의 즐거움을 위해서 탄생했다는 것이다. 공공장소에 쉽게 모습을 드러내기 힘들고, 오랜 시간 투자해 여가를 즐길 겨를이 없는 연예인들에게 ‘싸이질’은 매력적인 놀이임에 틀림 없다. 사석에서 만난 연예인들에게서 “싸이질에 푹 빠져 있다”는 말을 듣기란 어렵지 않았다.
보통 사람들처럼 사는 소소한 일상의 이야기를 쓰고, 핸드폰이나 디지털 카메라로 직접 찍은 사진을 올리며, 누군가와 대화를 시도한다는 점에서 연예인들의 ‘싸이질’은 매혹적이다.
TV에서 혹은 멀찌감치 떨어져서 바라볼 수 밖에 없었던 그들에게서 ‘일촌’의 가까움을 느낄 수 있어서다. 겹겹으로 싼 포장이나 위선에 가까운 화장술이 아니라, 소통과 공유를 통해서만 스타는 사라지지 않는 빛을 가질 수 있게 된다는 평범하지만 실천하기는 어려운 가르침을 ‘싸이질’이 알려주고 있는 건 아닐까.
/김대성기자 lovelil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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