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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등 음식점 밀집지역 불법 대리주차 몸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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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등 음식점 밀집지역 불법 대리주차 몸살

입력
2004.07.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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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갤러리아백화점 주변의 한 음식점. 차를 몰고 들어서자 가게 앞 인도 한 켠에 3∼4평 남짓한 크기로 설치된 소형 텐트에서 주차관리요원이 황급히 뛰어나와 차량 키를 받아 든다. 그는 주차된 차들이 빽빽이 늘어선 인도로 차를 몰고 올라서더니 행인들 사이를 지나 한 구석에 불법주차를 해놓고는 아무렇지도 않게 다시 텐트 안으로 들어갔다. "인도에 세워 놓아도 주차단속에 걸리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는 "여기서 지켜보고 있다가 단속공무원이 오면 차에 올라타 시동만 걸어놓고 있으면 그냥 지나간다"고 태연히 말했다.서울 강남 일대 각종 요식업소들이 손님을 위해 대리주차를 해주면서 대부분 인도나 골목길, 심지어는 차도에까지 불법주차를 하고 있어 행인들이 불편을 겪고 차량도 지체되고 있다.

청담동의 한 대형 음식점에서 대리주차를 담당하는 정모(25)씨는 "근처 상가 유료주차장과 예식장 주차장을 이용하고 있는데 한꺼번에 100여대가 몰리는 점심·저녁시간에는 식당 앞 도로에 두 세 줄로 겹쳐 주차한다"고 말했다. 그나마 대형 업소는 상황이 나은 편이다. 이 일대 중·소규모의 음식점들은 인근 주택가 이면도로를 하루종일 세내다시피 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동네사람들의 불만이 엄청나다. 청담동에 사는 최모씨는 "인도에서도 차 사이로 길을 걷느라 정신이 없고 차도 1개차로를 완전히 점거하는 차들 때문에 동네 앞 길은 언제나 북새통"이라며 "주차요원과 몸싸움까지 벌이면서 사진을 찍어 구청에 고발도 해봤지만 단속반이 나오는 경우는 거의 없고 나오더라도 주차요원들이 잠시 차를 빼 동네 한바퀴 돌고 돌아오면 그만"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대리주차 가능 업소의 수를 제한하자는 내용의 입법청원을 강남구에 내놓은 상태다.

압구정동에 사는 직장인 박모(31)씨는 "인도를 점령 당한 주민들이 차도로 걷는 경우가 많아 아찔할 때가 많다"며 "차도의 불법주차 때문에 추돌사고의 우려도 크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를 단속해야 할 구청 등 관계 당국은 "법적 근거가 없다"며 손을 놓고 있는 상태다. 강남구 교통지도과 관계자는 "현행 도로교통법상 운전자 등이 현장에서 즉시 차량 이동을 하면 단속대상에서 제외된다"며 "이럴 경우 경찰과 합동 단속을 나가야 하지만 바쁜 경찰이 주차단속이나 하러 다니겠냐"고 볼멘 소리를 했다.

/신재연기자 poet33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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