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정동영 전의장과 김근태 전원내대표의 동반입각이 기정사실화 함으로써 두 사람은 나란히 시험대에 서게 됐다. 차기 대권주자로서 같은 출발선에서 레이스를 시작한 것이다.정 전의장의 통일부, 김 전대표의 복지부 입각은 굳어가는 분위기다. 복지부장관직을 망설였던 김 전대표는 29일 "지금은 범여권이 단합해야 할 때"라며 "국민들의 기대와 요구에 부응해 바르고 유능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밝혀, 입각을 결심했음을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정 전의장은 함구하고 있으나, 측근들은 "흘러가는 대로 두고 본다" 며 마음을 다잡고 있다.
그러나 행정경험이 없는 두 사람 모두에게 이번 입각은 기회이자 부담이다. 장관직은 화려한 경력이지만, 삐끗하면 큰 흠집을 입을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정 전의장은 김 전대표보다 다소 부담이 덜 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업무 특성상 정책 실패로 상처를 입을 가능성이 복지부보다 적기 때문이다. 정 전의장의 한 측근은 "참여정부의 평화·번영 정책과 남북관계 개선에 기여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 답방에 전력 투구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반면 김 전 대표 앞에는 국민생활과 밀접하고 이익단체간 첨예하게 갈등하고 있는 현안들이 산적해 있다. 주변에서 만류했던 속사정엔 이런 이유도 있었다. 반면 "대권주자라면 차라리 할 일이 많은 게 낫다"(청와대 출신 초선의원)는 지적도 있다. 김 전대표의 단점으로 꼽히는 대중성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정녹용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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