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금명 통일 보건복지 문화관광 등 3개 부처 개각을 할 것이라고 한다. 김선일씨 피살사건의 충격파가 한창인 이 때 대통령이 우선시하는 국정현안이 고작 이 정도라니 실망스럽다. 외교안보 라인에 대한 감사원의 조사가 사상 처음의 전면 차원이라는 사실 자체가 시국의 긴박함을 말하고 있다. 정부에 대한 국민의 불만과 불신이 높아지고 있는 실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국정 리더십이 제 곳을 벗어나 민심과 따로 노는 인상이다.지금 국민은 위로받고 싶어 한다. 또 정부는 신뢰회복을 필요로 한다. 국가기능에 대한 근본적인 회의와 의문, 무능하고 무책임한 정부에 대한 분노, 무너진 지도력과 국가운영 능력에 대해 넘치는 냉소로 국민은 고통을 받는 중이다. 반성과 자책과 정책대안을 모색하고 고민해야 할 시기에 이런 개각이 국민에게 무슨 희망을 주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이 개각은 총선이 끝난 뒤 예고된 것이기 때문에 미룰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다면 이는 통치도 아니고 정치도 아니다. 이해찬 의원의 국무총리 인준안이 국회에서 통과되면 오늘 이후 장관인사는 언제든지 가능한 요건을 갖추기는 한다. 그러나 할 수 있는 일도 할 때를 정확히 짚어서 할 때 의미가 살고 효과도 발휘되는 법이다. 더구나 이 3부 장관의 교체는 전문적 행정적 필요보다는 총선 후 여권 내 권력역학의 산물이라는 지탄이 쏟아졌던 정치개각 아니었나.
이 시점에 이 개각이 왜 어색한지 더 설명이 필요하다면 대통령의 시국인식은 심각하다. 예정을 예정대로만 밀고 가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 국민을 어루만지고 아픔을 함께하는 대통령의 리더십을 보고 싶은 게 대다수의 기대임을 알기 바란다. 대통령의 고유 인사권 행사가 중요한 게 아니라 정부의 통절한 개편의지를 보여줄 때가 지금이다. 이를 아는 게 진정한 여론정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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