쓴 맛 뒤에 단 맛일까.이승엽(28ㆍ롯데 마린즈)이 최근 2군 추락 등 극심한 슬럼프에서 벗어나 위력적인 타격 감각을 되찾고 있다. 한때 타율이 2할 초반을 맴돌았던 이승엽은 최근 6경기에서 20타수 7안타로 타율 3할5푼을 기록, 그동안 부진을 말끔히 씻어냈다.
23일 오사카돔에서 열린 긴데쓰전에서 시즌 세번째 3점 홈런과 5번째 결승 타점을 비롯해 4타수 2안타 4타점으로 위력을 보여준 데 이어 27일 세이부전에서는 4타수 3안타 2타점으로 시즌 네번째 맹타상(한 경기 3안타 이상)을 받았다.
26일 세이부전 때는 3타수 무안타에 그치기는 했지만 큼지막한 타구를 연방 날리는 등 장타본색을 과시했던 이승엽은 28일 니혼햄과의 원정 경기에서도 4타수 1안타로 팀의 7-2 승리를 이끄는 등 쾌조의 타격 감각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최근 7안타 중에는 23일 긴데쓰전 3점 홈런을 비롯, 3루타 1개와 2루타 2개가 포함돼 장타율이 6할6푼에 이르고 타점도 6개나 뽑았다. 26일과 27일 세이부전에서는 이틀 연속 좌우측 파울 폴대를 살짝 비겨가는 대형 홈런성 파울을 쳐냈다. '거포 용병'의 면모도 되찾고 있는 것이다.
이로 인해 이승엽은 타격 폼의 잦은 교정 등에서 비롯된 부진을 털고 타격 밸런스를 되찾아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최근 3경기에서 ▲볼을 끝까지 보면서 ▲타격자세가 편안하고 ▲풀 스윙을 하고 ▲몸쪽 공을 잘 받아치는 등의 희망적인 요소들을 듬뿍 보여주고 있다는 것.
이승엽도 27일 세이부전에서 맹타를 휘두른 후 "볼 카운트, 직구와 변화구에 상관없이 내 스윙을 하고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김성근 전 LG 감독은 "승엽이는 일본 진출 초기부터 2군 추락 시기를 거쳐 지금까지 매번 타격 폼이 바뀌면서 스스로 무너진 측면이 있다"며 "그러나 최근 경기에서 앞다리를 뒷다리 쪽으로 낮게 당겨오는 시간이 길어지는 등 타이밍 잡는 기본기가 좋아진 점이 눈에 띈다"고 지적했다.
/김혁기자 hyuk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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