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로 예정됐던 미군의 이라크 주권이양이 전격적으로 이틀 앞당겨져 28일 이라크 임시정부가 출범했다.폴 브레머 미 군정 최고 행정관은 이날 오전 10시26분(한국시각 오후 3시26분) 바그다드 안전지대(그린 존)내 연합군 임시행정처(CPA) 본부에서 이라크 임시정부 대통령과 총리가 지켜보는 가운데 주권이양을 명시하는 법률 문서를 미드하트 알 마모디 이라크 대법원장에게 전달, 주권을 이라크 임시정부에 반환했다.
이야드 알라위 임시정부 총리는 "오늘은 역사적인 날"이라며 "새 정부는 곧 치안확보를 위한 법적 조치를 발표할 것"이라고 밝혀 혼란 통제를 위한 계엄령 등 조치를 취할 것임을 시사했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담이 열린 터키 이스탄불에서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와 공동 성명을 내고, "미국은 약속을 지켰으며 이라크 국민들은 조국을 되찾았다"고 선언했다. 그는 "자유 이라크는 다른 국가들에 대한 생생한 모범"이라고 지난해 이라크전을 정당화한 뒤, "미군과 다국적군은 이라크 안정화를 위해 필요한 만큼 주둔할 것"이라고 장기 주둔 의지를 내비쳤다.
지난해 5월 이후 14개월 간의 미 군정 통치를 마감하고 주권을 넘겨받은 이라크 임시정부는 내년 1월 제헌 의회 선거 및 과도정부 출범 등의 정치 일정을 추진하게 된다. 미군 관계자는 일주일 이내에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의 신병을 임시정부에 넘길 것이라고 밝혔다. 호스야르 제바리 임시정부 외무장관은 "주권이양을 앞당겨서 테러리스트, 사담 후세인 추종자 등의 책동에 대항할 것"이라고 밝혀 전격적인 주권이양이 저항세력의 공격을 피하기 위한 것임을 시사했다.
한편 아랍계 위성방송 알 자지라는 27일 '전국 이슬람 저항운동―1920 혁명 여단' 산하 무장조직 '이슬람의 대응'이라는 단체가 바그다드 주둔 미 해병 1원정대 소속 와세프 알리 하순 상병을 살해하겠다고 위협하는 비디오 테이프를 방영했다. 아랍계 위성방송 알 아라비야도 정체 불명의 저항세력이 파키스탄인 1명의 살해를 협박하며 이라크 내 전 수감자의 석방을 요구하는 비디오 테이프를 방영했다.
/이영섭기자 younglee@hk.co.kr
김이경기자 moonligh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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