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총회가 28일 중국 쑤저우(蘇州)에서 개막됐다. 이 총회에서 북한·중국 내 고구려 유적의 세계유산 등재 여부가 결정된다. 북한과 중국은 총회에서 등재 희망을 함께 달성할 가능성이 높다. 특별한 결격 사유가 없는 한, 총회가 양국의 등재 희망을 외면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우리 정부도 고구려 유적에 대한 지대한 관심을 세계에 알리고, 북한을 지원하기 위해 12명의 대표단을 현지에 파견했다. 고구려는 민족의 고대문화와 기상이 스며 있는 가장 자랑스러운 우리 역사이기 때문이다. 이번에 북한은 '고구려 고분군'을, 중국은 '고구려 왕성, 왕릉 및 귀족묘장'을 각각 등재 신청했다. 하나의 고대왕국 유적을 두 나라가 나누어 개별 등재하는 것은 흔치 않은 사례지만, 그만큼 고구려의 위상을 높이는 일이기도 하다. 따라서 북한·중국의 유적이 함께 세계문화 유산으로 등재되어 보호를 받는 것은 바람직하다.
문제는 중국이 등재를 계기로 '동북공정(東北工程)'을 노골화하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중국이 추진하는 동북공정은 고구려를 자국의 변방민족으로 편입하려는 역사왜곡 시도다. 몇 차례 지적한 바 있듯이 고구려는 중국의 일개 변방이 아니라, 당시 수·당과 맞서 싸우며 공존했던 당당한 고대국가였다. 북한도 고구려 유적을 등재 신청하며 이런 사실을 일깨우려 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총회가 이런 점을 세계에 확실히 인식시키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쑤저우 총회가 또한 남북간 문화유적을 함께 연구하고, 학자들이 교류하는 계기가 되기 바란다. 고조선, 고구려 등의 주무대는 북녘에 치우쳐 있어, 남한의 실증적·현장적 연구에는 한계와 갈증이 있어 왔다. 옵서버로 파견됐다고는 하나, 우리 대표단의 활동과 성과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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