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명가 포항이 9년 만에 K리그 정상에 올랐다.포항은 27일 포항전용구장에서 열린 2004삼성하우젠 K리그 전기리그 최종전에서 한 골씩 주고 받는 공방전 끝에 광주와 1-1로 비겨 전북을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이로써 포항은 6승5무1패(승점 23점)을 기록, 자력으로 전기리그 우승을 확정했다. 포항이 K리그에서 우승한 것은 95년 후기리그 우승이후 9년 만이다.
개막전 승리이후 한번도 1위 자리를 내주지 않았던 포항은 그러나 최근 4경기 연속 무승부에 그쳐 축배를 최종전까지 미룬 끝에 감격의 축포를 터트렸다.
이날 비기기만 해도 자력으로 우승을 차지하는 포항은 경기 종료 직전까지 팽팽한 접전을 벌여 가슴을 졸여야 했다.
장신 공격수 우성용을 앞세운 포항은 화끈한 승리로 우승을 확정 짓기 위해 공세를 펼쳤으나 전반 30분 따바레즈의 오른발슛이 크로스바를 넘어갔고, 우성용의 터닝슛도 골문을 비껴갔다.
이동국을 앞세운 광주의 저항도 만만치 않아 전반 슈팅수 7대7로 팽팽한 접전을 벌였다.
하프타임때 전북이 이기고 있다는 소식을 접한 포항은 승리를 따내기 위해 총력전을 폈으나 오히려 박정환과 이동국에게 잇달아 찬스를 내줘 불안감을 드러냈다.
포항 최순호 감독은 황진성 대신에 코난을 투입하는 승부수를 띄웠고, 경기의 주도권을 쥐는데 성공했다.
12분께 코난의 패스를 받은 따바레즈가 골키퍼와 일대일 찬스를 맞았으나 골키퍼 엉덩이에 걸려 찬스를 무산시켰고, 15분에는 김기동의 크로스를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코난이 왼발을 갖다댔으나 크로스바 위로 날아갔다. 우성용이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오른발슛, 네트를 갈랐으나 오프사이드가 선언됐다.
기다리던 첫 골은 42분 수비수 산토스의 머리에서 나왔다. 따바레즈의 프리킥을 산토스가 헤딩으로 연결, 승부에 쐐기를 박는가 싶었다. 하지만 1분 뒤 광주 김병채에게 동점골을 내줘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포항은 승점 1을 추가, 자력으로 우승을 확정지었다.
부천은 12경기만인 전기리그 최종전에서 다보의 2골에 힘입어 무승행진(11경기)의 고리를 끊고 시즌 첫 승의 감격을 맛봤다.
부천은 전반 노나또에게 선제골을 내줘 치욕적인 무승으로 전기리그를 마치는가 했으나 다보가 후반 6분과 21분에 연속골을 터트려 거스 히딩크 감독의 수제자인 정해성 감독에게 데뷔 첫 승을 선사했다. 부천은 첫 승으로 꼴찌탈출에 성공했다.
/여동은 기자 deyuh@hk.co.kr
■최순호 감독 "조직력이 우승 원동력"
“조직력 및 커뮤니케이션 강화가 우승의 원동력입니다”
지난시즌 성적 부진으로 서포터스로부터 퇴진 압력까지 받았던 최순호(42) 포항감독이 2000년 7월 박성화 감독으로부터 바통을 이어 받은 지 4년 만에 정상을 밟았다.
이로써 최 감독은 조광래 FC서울 감독이후 선수와 감독으로서 K리그 우승을 맛본 두 번째 감독이 됐다.
최감독은 선수 시절이던 86년, 88년(이상 포항), 90년(안양LG)에 각각 소속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개막전 잘해야 중위권으로 평가됐던 포항이 우승까지 차지할 수 있었던 데는 경기당 실점이 1골밖에 되지 않는 등 수비의 안정에서 찾을 수 있다.
최 감독마저 출사표에서 ‘4강 진출‘이 목표라고 말할 정도로 포항을 우승후보로 꼽은 감독은 없었다.
하지만 짠물수비를 바탕으로 공격에서는 장신의 우성용에 스피드와 개인기를 겸비한 브라질 출신 카를로스와 따바레즈가 가세, 파괴력이 업그레이드 되면서 공수 조직력이 몰라보게 안정된 것이 꾸준한 성적의 비결이다.
부임이후 매년 성적이 5,6,7위로 추락, 계약기간 마지막 해인 올해가 지도자 인생의 갈림길이었던 최감독은 “팀을 맡을 때부터 올해를 목표로 전력을 다듬어왔다”면서 “지난해 우성용 이민성 김기동을 수혈하는 등 물갈이한 선수단의 조직력이 이제야 본궤도에 오른 것 같다”고 말했다.
‘부활 2004’ 기치를 내걸며 명가재건에 나선 포항의 선봉장 최감독은 “이제는 우승으로 눈높이를 높이겠다”고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여동은 기자 deyu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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