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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흡 곤란한 COPD(만성폐쇄성폐질환), 환자 400만명 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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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흡 곤란한 COPD(만성폐쇄성폐질환), 환자 400만명 추정"

입력
2004.06.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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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연운동협의회(회장 김일순)가 주최하고 한국일보가 후원한 제2회 금연전문가 포럼이 24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렸다. ‘COPD(만성폐쇄성폐질환)의 사회경제적 손실’을 주제로 열린 이날 회의에서 지선하 연세대 보건대학원교수는 현재 국내 COPD 환자 수가 200만명 이상이며, 10년 후엔 약 700만명이 넘어 이로 인한 의료비부담이 무려 1조원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지 교수는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근거로 분석한 결과 “2002년 한해 동안 COPD치료비용에 1,224억원이 소요된 것으로 밝혀졌다”면서 “앞으로 COPD는 국민건강을 크게 위협하고 막대한 의료비 지출을 가져다 줄 무서운 질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 교수가 COPD 치료비로 추산한 수치는 건강보험공단에 만성기관지염, 폐기종, 만성폐질환만을 합한 금액으로 많은 COPD 환자가 천식으로 오진되고 있는 국내 현실을 감안하면 훨씬 많은 의료비가 COPD 치료에 사용됐을 것으로 보인다. 지 교수는 “천식까지 포함하면 국내 COPD환자는 400만명이 넘을 수 있으며, 의료비도 2,500억원을 넘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환자는 급증하고 있지만 COPD에 대한 인식은 턱없이 낮은 형편이다. COPD 때문에 기도가 점점 좁아져 나타나는 호흡곤란을 흡연이나 노화로 오는 자연스런 증상으로 착각, 조기진단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또 병원을 찾아가더라도 천식과 COPD를 명확히 구분하지 못해, 적절한 치료가 늦어지고 있다.

지 교수는 “COPD는 흡연 때문에 생기는 병으로, 국내 남자 흡연률이 세계 최고이며 여성과 청소년의 흡연이 최근 급증하고 있어 아직은 드러나지 않은 환자 수도 엄청나게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우리나라 성인 남자의 흡연률은 64%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가입국가 중 1위이다.

국내 현황을 발표했던 김동순 울산대의대 교수(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는 “COPD는 흡연한 지 20~30년 후부터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하는데, 폐기능이 절반 가까이 손상되기 전까지는 증상이 심하지 않아 환자가 병원을 찾지 않고 있어 COPD 유병률 조사결과는 실제보다 훨씬 저평가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흡연자 비율이 높은 데다 환경오염으로 인한 COPD 유병률도 상당히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는 것이다.

금연전문가들이 1970년대 후반부터 국내에 담배가 본격적으로 판매되기 시작했던 점을 감안하면 수 년내 COPD 환자가 폭발적으로 급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송영주 의학대기자 yjsong@hk.co.kr

■COPD 왜 생기나

이제까지 흡연만이 COPD 발병의 결정적 원인으로 인식됐으나 최근 들어선 실내외 환경오염도 주요 원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간접흡연, 각종 유해가스, 실내외 공기오염, 직업상 분진 등도 COPD 발생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미국 국민건강영양조사(NHANES) 3차 보고서에선 미국 COPD 발생 원인 중 19.2%는 직업과 관련이 있으며, 특히 비흡연자일 경우에는 31.2%가 직업이나 환경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현재 COPD 발생 위험을 높이는 직업군으로는 고무 플라스틱 가죽 제조업 방직업 식품업 주유업 농업 건설업 자동차수송업 등이 꼽히고 있다.

또 COPD 여성환자 증가가 전세계의 이슈로 떠오르면서 전문가들은 여성의 흡연률 증가 외에도 여성이 주로 노출되는 난방이나 취사 과정에서의 실내공기 오염도 COPD 발생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COPD로 인한 여성사망률이 2002년부터 남자 사망률을 넘어섰다.

■ 美, COPD 의료비 한해 20조원

COPD로 인한 경제적 손실은 선진국에서는 더 심각하다. COPD 의료비로 미국은 한해 166억달러 (약 20조원)를 지출하고 있으며 영국은 13억달러(1조5,600억원), 스웨덴은 27억원(3,200억원)을 각각 사용하고 있다. 흔히 의료?중에는 천식 치료비가 제일 부담이 크다고 알려져 왔으나 미국 통계에서는 COPD 의료비 지출은 천식보다 1.5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COPD의 사회경제적 부담은 인구구조의 변화로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UN보고서에 따르면 COPD 발생의 주요 연령대인 60세 이상 인구가 향후 50년내에 2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60세 이상 인구는 2002년 현재 10명중 1명이나 2020년엔 5명중 1명, 2150년엔 3명중 1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송영주 의학대기자

■ COPD환자를 위한 가이드라인 (미국 폐학회 자료)

1)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

2) 적어도 1년에 2차례 병원을 방문하고, 의사의 지시대로 약물을 복용한다

3) 숨쉬기 곤란할 때는 곧바로 의사를 찾는다

4) 실내환경을 청결히 하고, 호흡을 곤란하게 하는 유해물질을 피한다

5) 청소기는 일회용 주머니가 달려 청소 후 바로 먼지를 버릴 수 있는 제품을 사용한다

6) 빗자루나 먼지떨이 사용은 피한다

7)다리의 혈액순환을 나쁘게 하는 탄력고무줄이 들어간 양말은 피한다.

8)규칙적인 운동과 영양섭취로 건강한 몸을 유지한다.

9)벨트, 브래지어, 거들 등 가슴이나 복식호흡을 억압하는 것은 피한다.

10)컨디션이 나쁘거나 공기오염이 심한 날은 외부활동을 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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