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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난 민심 "외교부 도저히 못믿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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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난 민심 "외교부 도저히 못믿겠다"

입력
2004.06.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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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통신의 김선일씨 피랍 관련 문의를 외교통상부가 묵살한 사실이 밝혀진 이후 국민들의 분노가 거세게 확산되고 있다. 특히 AP통신의 전화 문의와 관련해 진술서를 작성한 외교부 직원이 당초 알려진 2명이 아니라 모두 5명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지자 시민들은 외교부의 무능력에 대해 분통을 터뜨렸으며 일부에서는 은폐의혹까지 제기하고 있다. 회사원 김모씨는 "이번 사태와 관련된 5명의 직원이 모두 피랍 관련 정보를 묵살했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며 "감사원에서 조사하면 7명, 국회에서 청문회하면 국·실장급까지 은폐한 것으로 밝혀지는 것이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네티즌(bio9090)은 "만일 5명이나 관련된 것이 사실이라면 동네 음식점보다 못한 외교부의 내부기강과 시스템이 다시 한번 도마 위에 오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부 네티즌들은 인터넷 게시판에 외교부 전화번호를 올려놓은 뒤 항의전화를 하자고 독려하기도 했다.365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이라크파병반대 비상국민행동은 26일 서울 광화문과 부산 대구 광주 등 전국 주요도시에서 범국민 추모대회를 개최한 데 이어 27일에는 광화문 등에서 촛불집회를 열고 외교부의 AP통신 문의 묵살과 관련된 의혹을 제기하면서 진실규명을 촉구했다. 국민행동은 이라크 임시정부가 주권을 이양받는 30일 대규모 촛불집회를 다시 개최하고 장례일정이 정해지는 대로 전국적인 추도식도 벌일 예정이다.

애도의 물결은 이날도 국내·외에서 이어졌다.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중앙통신 기자와의 회견에서 "우리는 남조선 주민이 이라크에서 살해된 데 대해 동족으로서 안타깝고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며 "이러한 민간인 희생이 더 이상 있어서는 안될 것"이라고 밝혔다. 세계여성자유평화연합(WILPF) 등 세계 각국의 시민단체 16곳도 추모사를 보내왔다.

김선일씨 장례준비위원회는 26일 공식 추모 인터넷사이트(www.kimsunil.net)를 개설했다. 추모 게시판에는 첫날 2,000여건, 27일 2,500여건의 글이 쏟아져 추모열기를 확인케 했다. "영정 앞에 놓여진 자장면 한 그릇을 보고 눈물이 쏟아졌습니다. 김치와 자장면을 배터지게 먹고 싶어 했다는 고인이 생각났기 때문입니다. 좋은 세상으로 가십시오" 등 애틋한 감정을 솔직히 드러낸 글들이 계속 올라왔다.

/최영윤기자 daln6p@hk.co.kr

신기해기자 shink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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