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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간디 자서전/열하일기

입력
2004.06.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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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디 자서전모한다스 간디 원작·김선희 글·이정아 그림

●열하일기

박지원 원작·이명애 글·안창숙 그림

어른도 읽기 힘든 고전을 어떻게 어린이가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까. 파란자전거가 펴내는 ‘어린이 클래식’ 시리즈는 그런 고민에서 출발했다. 첫 두 권으로 18세기 조선 실학자 박지원의 ‘열하일기’, 인도 독립의 아버지이자 인류의 스승으로 추앙받는 모한다스 간디의 자서전이 나왔다. 어린이 눈높이에 맞게 고전을 풀어 쓰면서 지식과 감동을 모두 주려는 욕심이 정성스런 편집을 거치면서 보기 좋고 내용도 알찬 책이 되었다.

각 권은 고전을 읽는 데 배경이 되는 사건과 지식을 그림과 사진을 곁들여 소개하는 1부, 삽화와 함께 직접 고전을 읽어보는 2부로 되어있다. 예컨대 ‘열하일기’의 1부는 ‘열하일기’가 어떤 책인지, 지은이 박지원은 어떤 사람이고 그가 살았던 시대는 어떠했는지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간디 자서전’의 1부는 간디가 왜 훌륭한 사람이며, ‘간디 자서전’은 어떤 책인지 소개하고 간디가 살다 간 19세기 후반부터 20세기 전반까지 인도의 상황도 알려주고 있다. 이처럼 원작의 감동과 관련 지식을 분리한 이원 편집 방식은 어린이들이 좀 더 수월하게 고전에 다가갈 수 있도록 하려는 세심한 배려다.

고전 읽기 워밍업에 해당되는 1부는 본문 곳곳에 별도의 지식 상자를 배치하고 있다. 이를테면 ‘열하일기’에는 ‘청나라는 어떤 나라일까요’ ‘조선 후기 과학은 어땠을까요’, ‘간디 자서전’에는 ‘동인도회사가 뭐예요’ ‘샤티그라하(간디가 펼쳤던 비폭력 저항운동)가 뭐예요’ 등 관련 지식을 따로 편집, 읽다가 생기는 궁금증을 바로바로 자세히 풀어주고 있다.

고전을 풀어 쓴 2부도 어려운 표현을 피해 이해하기 쉽고 부드러운 글쓰기를 했다. ‘열하일기’는 원작에서 중요한 부분, 재미있는 부분만 골라 추렸고 ‘간디 자서전’은 원작의 핵심인 간디의 사상과 생애를 솜씨 좋게 발라냈다.

‘열하일기’는 박지원의 청나라 여행기. 박지원은 청나라에 가서 조선보다 앞선 새로운 문물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아 이 책을 썼다. 당시 중국의 풍물을 전하는 흥미로운 내용과 더불어 조선이 나아갈 바를 고민하던 박지원의 열정이 담겨 있다. ‘간디 자서전’은 평생 진리를 추구하고 인도의 독립을 위해 헌신했던 그의 모습을 보여주는 매우 겸손하고 솔직한 고백이 감동적이다. 파란자전거발행 각각 9,800원.

파란자전거의 어린이 클래식 시리즈는 마르코폴로의 ‘동방견문록’, 이순신의 ‘난중일기’, 토머스 모어의 ‘유토피아’로 이어질 계획이다.

/오미환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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