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돈을 풀어도 속속 되돌아오고 있다. 경기침체로 거래활동이 위축돼 민간의 화폐수요가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25일 한은에 따르면 4월말 현재 화폐발행 잔액은 23조4,137억원으로 작년말의 24조4,909억원에 비해 1조778억원 줄었다.
화폐발행 잔액이 감소한다는 것은 한은이 시중에 돈을 방출(발행액)했지만, 오히려 한은으로 되돌아오는 돈(환수액)이 더 많다는 얘기다. 2002년의 경우 화폐발행 잔액이 1조8,381억원 늘었지만, 지난해엔 경기악화 여파로 고작 3,168억원 증가하는데 그쳤다. 그러나 올해 들어선 소비가 더 나빠져 돈의 거래수요가 쪼그라들면서 화폐발행이 아예 순(純)환수 기조로 전환된 것이다.
한은 관계자는 "경기가 침체하면 화폐수요가 줄어들어 중앙은행이 돈을 방출해도 다시 환수되는 특징이 있다"고 말했다. 돈이 생겨도 쓰기를 주저하고, 여유가 생기면 곧바로 저축을 함으로써 돈이 민간에 돌지 않고 은행을 통해 다시 한은으로 되돌아가고 있는 것이다.
화폐발행액과 은행 지준예치금(예금액의 일부를 한은에 예치하는 것)을 합친 본원통화 역시 올들어 4개월간 2조8,149억원이나 급감했다.
/이성철기자 sc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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