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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승진 국내 첫 NBA 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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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승진 국내 첫 NBA 진출

입력
2004.06.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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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의 벽이 무너졌다. 박찬호의 메이저리그 진출, 박세리의 미국여자프로골프(LPGA)와 최경주의 미국프로골프(PGA) 정복에 이어 한국인에겐 불가능하게만 여겨졌던 미국프로농구(NBA)가 마침내 국내 최장신 센터인 하승진(19·223㎝·연세대)에게 문을 열었다.하승진은 25일(한국시각) 2004∼05시즌 NBA 신인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17번(전체 46번)으로 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에 뽑혔다.

당초 NBA 드래프트 관련 사이트 등에서 전망했던 1라운드 25∼29순위에는 상당히 미치지 못했지만 97년 한국농구사(史)에 'NBA 진출 한국인 1호'란 새로운 이정표를 남겼다.

하승진을 지명한 포틀랜드는 지난 시즌 41승41패의 성적으로 서부컨퍼런스 태평양지구 3위에 올랐지만 플레이오프 진출에는 실패했다. 1970년 창단한 포틀랜드는 99∼2000시즌에는 태평양지구 1위를 차지한 명문팀이다.

전세계 농구 선수들의 '꿈의 무대'인 NBA에 진출한 동양 선수는 왕즈즈(마이애미 히트), 멍크 바티어(올랜도 매직), 야오밍(24·휴스턴 로케츠) 등 중국인 3명뿐이다.

특히 신장과 탄력, 유연성 등에서 절대적인 열세인 한국 선수들에게 결코 넘을 수 없는 장벽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하승진은 이날 NBA 드래프트에 이름을 올리면서 새로운 농구 인생을 시작하게 됐다.

그러나 하승진이 넘어야 할 산은 여전히 높고 많다. 최근 보기 드문 거구라는 희소성과 잠재력 등 복합적인 요인으로 NBA 무대에 발탁됐지만 기대와는 달리 2라운드 지명으로 밀리면서 1급 선수대우를 받기 힘들어 진데다 무엇보다도 출장 기회가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2라운드에 지명된 선수들은 대부분 벤치를 지키다 NBA 코트를 떠나는 것이 현실이다.

삼일중―삼일상고를 거쳐 연세대에 진학한 하승진은 지난 해 10월 아시아선수권대회에 국가대표로 출전, 중국출신 NBA스타 야오밍과 맞대결 했고 11월 농구대잔치에 연세대 선수로 나서 성인무대에 잠깐 얼굴을 내비쳤을 뿐 별다른 활약을 보이지 못했다.

지난해 12월 미국 스포츠매니지먼트사인 SFX와 에이전트 계약을 맺은 뒤 미국으로 건너간 하승진은 로스앤젤레스 인근 산타모니카에 머물며 '농구황제' 마이클 조던과 함께 뛰었던 센터 전문 코치 윌 퍼듀(38)로부터 농구기술을 새로 배웠다.

지난 달부터 덴버 너기츠와 샌안토니오 스퍼스, 마이애미 히트, 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 새크라멘토 킹스 등에서 기량을 점검하며 가능성을 인정 받았지만 40위권 밖으로 밀려 아쉬움을 남겼다.

하승진은 전 국가대표 농구선수 하동기(205㎝)씨와 사이클 선수였던 어머니 권용숙씨 사이의 1남1녀 중 둘째로, 누나 하은주(202㎝)는 일본으로 귀화, 일본 명문 실업팀 샹송화장품에서 뛰고 있다.

한편 이날 NBA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는 '최대어'로 평가됐던 에메카 오카포(코네티컷대)를 제치고 고교생인 드와이트 하워드(18)가 '깜짝 지명'을 받아 올랜도 매직에 입단하게 됐다.

'제2의 케빈 가넷'으로 불리는 하워드는 211㎝, 106㎏의 뛰어난 신체 조건에 지난 시즌 경기 당 평균 25점, 18리바운드, 8블록슛을 기록했던 고교 최고의 파워 포워드다.

/박희정기자

hjpark@hk.co.kr

■"발전하는 모습 보여줄 것"

하승진은 NBA 드래프트가 끝난 뒤 "너무도 힘들게 진출한 만큼 최선을 다하겠다. 2년 동안 어떻게 달라지는 지 보여주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다음은 일문일답.

―소감은.

"정말 너무 힘들었다. 지금까지 다치지않고 온 것만해도 다행이다. 드래프트는 선수로 평생 단 한번의 기회이다. 개척자 정신으로 NBA문을 두드렸다. 낙점되기까지 모든 게 힘들었다."

―목표는.

"1라운드니, 2라운드니는 중요하지 않다. 2라운드도 2년이라는 기회가 주어진다. 세계적인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않고 어떻게 달라지는지 보여주고 싶다."

―야오밍이 동양계 선수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데.

"야오밍은 기술이나 스피드, 파워 모두 나의 모델이 될 수 있는 선수다. 그와 비교된다는 것 만으로도 만족한다. 그를 배우도록 노력하겠다."

―포틀랜드는 거친 팀으로 알려졌는데….

"농구는 거친 운동이 아닌가. 거친 컬러라도 빨리 배워 팀에 꼭 필요한 선수가 되겠다. 내일 포틀랜드에 가서 예비접촉을 가질 것 같다."

/로스앤젤레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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