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30일로 예정된 이라크 주권 이양을 앞두고 저항세력의 대공세가 이틀째 계속됐다. 순조로운 주권 이양을 방해하려는 저항세력의 공격은 이라크 임시정부의 앞날이 가시밭길임을 예고하고 있다.6월 들어 저항세력의 공격은 대형화, 조직화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24일 저항세력이 바그다드 라마디 등 6개 도시에서 동시다발적인 공격을 펼쳐 미군 3명을 포함 100여 명이 사망한 것은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25일에도 팔루자 바쿠바 등 곳곳에서 교전이 이어졌으며 바쿠바에서는 이라크인 3명이 숨졌다. 이날 바그다드 주거 지역에서도 폭탄 테러가 발생, 이라크 경찰 1명이 숨지고 1명이 부상했다.
이야드 알라위 임시정부 총리는 24일 "민주적 과정을 망치려는 시도"라며 "우리는 그들을 분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브라힘 알 자파리 부통령도 "정상적인 상황에선 비상사태 선포나 계엄령 발령과 같은 조치는 필요 없다"면서도 "그러나 저항세력의 과도한 도발이 있을 경우 비상사태가 선포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라크 저항세력의 실체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려진 것이 없다. 하지만 미국과 '지하드'(성전)를 벌이고 있는 알 카에다 계열의 외국인 전사(무자헤딘), 전 바트당원 등 사담 후세인 전 대통령 추종세력, 미군 점령을 거부하는 자생적 저항조직 등 세 부류가 공격을 주도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김선일씨를 살해한 '유일신과 성전'(알 타우히드 왈 지하드)은 요르단 태생의 아부 무사브 알 자르카위가 이끄는 알 카에다 계열의 대표적 저항조직으로 알려져 있다. 자르카위 휘하 조직은 지난달 17일 이자딘 살림 과도통치위원장 폭탄 살해를 비롯해 굵직한 테러를 기획했으며, 최근 알라위 총리를 살해하겠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미군은 25일 자르카위가 은신한 곳으로 추정되는 팔루자의 안가를 공중 폭격했다.
후세인 정권 몰락후 기득권을 잃은 일부 바트당원들과 수니파 무슬림도 저항세력의 한 축을 이루고 있다. 이에 미군 점령 과정에서 가족이나 친척, 친구 등을 잃었거나 후세인 몰락 후 생활이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가 깨진 이라크인들도 저항에 합류하고 있다.
4월 이래 미국에 대한 반대를 노골적으로 드러내며 미군과 충돌해 온 강경 시아파 지도자 무크타다 알 사드르의 메흐디 민병대 역시 또 다른 변수이다. 이들은 일단 24일 미군측과 휴전에 합의했지만 메흐디 민병대가 주권 이양 후에도 무장 해제하지 않을 경우 여전히 불안 요소로 남을 것으로 전망된다.
저항세력들은 그 뿌리는 다르지만 미국이 계획한 이라크 주권 이양과 새 정부 건설을 방해한다는 같은 목적 하에 움직이고 있다.
한편 미군은 치안불안이 악화할 경우 이라크에 최대 1만5,000명의 지상군을 증파하는 계획을 검토 중이라고 CNN 인터넷판이 25일 보도했다. CNN은 이라크 주둔 연합군 사령관으로 내정된 조지 케이시 장군이 전날 상원인준 청문회에서 미군 중부사령부가 폭력사태 악화에 대비한 비상 계획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이경기자 moonligh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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