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발생한 전북 완주 우체국 2인조 강도 사건은 경마 도박에 빠져 진 빚을 갚기 위해 저지른 범행으로 밝혀졌다.24일 경찰에 의해 검거된 이 사건 용의자 박모(34·익산시 부송동)씨는 수년 전부터 과천, 서울 등을 오가며 경마를 하다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유산 5억여원을 탕진했다.
이후에도 경마중독증에서 헤어나지 못한 박씨는 카드대출 등으로 1억여원의 빚을 졌고 궁리 끝에 역시 2,000여만원의 빚이 있는 친구 한모(34·익산시 함라면)씨와 함께 '한탕'을 모의하게 됐다.
이들은 친척집에서 공기총을 훔친 뒤 14일 새벽 박씨가 자주 다니던 익산시 중앙동의 한 성인 경품오락실을 털려다 미수에 그쳤다. 이들이 또다시 범행에 나선 것은 17일. 현금이 많이 보관돼 있는 은행을 털기로 하고 이날 오후 마감 시간에 맞춰 완주군 봉동읍 공단 우체국에 침입, 공기총으로 직원들을 위협해 현금 5,600만원을 털어 달아났다.
한씨와 2,800만원씩을 나눠가진 박씨는 범행 다음날인 18일 곧바로 대전에 있는 사설경마장으로 갔다. 그러나 박씨는 3일만에 훔친 돈마저 모두 날리고 빈털터리 신세가 되고 말았다.
이후 집에 은신하며 경찰의 추적을 피해온 박씨는 우체국 폐쇄회로TV에 찍힌 1톤짜리 범행트럭을 토대로 끈질기게 수사를 벌인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전주=최수학기자 sh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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