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리 군단 이탈리아 팬들에게 미안하다.(I felt sorry for the Azzuri)"덴마크의 스트라이커로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 활약하고 있는 욘달 토마손(AC밀란)이 자신이 스웨덴전에서 2골을 넣는 바람에 이탈리아의 탈락이 확정되자 이렇게 위로의 말을 전했다. 이탈리아에서 대단한 인기를 누리고 있는 토마손은 "스웨덴 사람들은 듣지 않기를 바란다"며 "C그룹에서 최고의 두 팀은 이탈리아와 덴마크"라고 덧붙였다.
'바이킹의 후예' 스웨덴과 덴마크가 23일(한국시각) 포르투갈 포르투 베사스타디움에서 열린 제12회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04) C조 리그 3차전에서 2골씩을 주고 받는 공방전 끝에 2―2로 비겨 나란히 1승2무(승점 5)를 기록하고 8강에 진출했다.
반면 지난 대회 준우승팀 이탈리아는 불가리아를 2―1로 꺾고 1승2무로 기사회생했지만 골득실―다득점순으로 순위를 가리는 방식에 따라 3위에 그쳐 8강 진출이 좌절됐다. C조 1위 스웨덴은 D조 2위팀과, C조 2위 덴마크는 D조 1위 체코와 4강 진출을 다투게 됐다.
스웨덴―덴마크전이 벌어지기 전부터 이탈리아 언론들이 '2―2 무승부 담합론'을 제기했지만 얄궂게도 우려하던 최악의 시나리오가 나왔다. 이탈리아가 드라마틱한 승리를 거두었지만 바이킹 후예의 어깨동무앞에 무릎을 꿇은 한판이었다.
반드시 이겨야 8강행을 바라볼 수 있었던 이탈리아는 후반 인저리타임때 안토니오 카사노가 극적인 결승골을 넣으며 감격의 골세리머니를 펼쳤다.
그러나 종료 직전 스웨덴의 마티아스 욘손이 동점골을 넣었다는 소식에 고개를 떨구어야 했다. 스웨덴이 덴마크에 패할 경우 8강에 진출할 수 있었던 이탈리아는 프란체스코 토티의 공백이 뼈아팠고, 음모론을 곱씹으며 짐을 챙겨야 했다. 이로써 이탈리아는 유럽선수권에 조별리그가 도입된 1980년 이후 처음으로 패배 없이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팀이 됐다.
/여동은기자 deyu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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