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청난 비극을 우리가 겪고 있다. 이라크에 대한 추가파병이라는 국가의 결정으로 인해 무고한 국민 한 사람이 처참한 희생을 당했다. 국익과 생명의 가치가 대치돼야 하는 힘겨운 상황이다. 충격이 큰 만큼 생각과 말이 많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혼란과 논란에 주저앉을 수는 없다. 의연하게 대처해 극복하는 것이 우리가 할 일이다.김선일씨의 희생은 테러조직이 가한 한국민에 대한 공격이다. 김씨는 아랍 지역에 선교활동을 하겠다는 희망으로 돈을 마련하기 위해 분쟁 지역에서 열심히 일하던 선량한 젊은이다. 미국에 대한 저항, 한국의 파병에 대한 반감이 이 젊은이의 목숨을 무참하게 빼앗은 명분이 될 수 없다. 정치적 무장단체가 민간인의 생명을 이용해 목적을 이루려 하는 것, 그것이 바로 테러이다. 그것도 참수라는 극악한 방식을 동원한 것은 무엇으로도 용서받을 수 없는 반인륜적 폭력이다. 부당하고 억울하게 간 김씨의 명복을 빈다.
무장단체는 파병철회를 요구했다. 그들의 요구와 목적을 우리가 나서 달성해 줄 수는 없다. 노무현 대통령이 이를 거부하며 "국제사회와 함께 단호하게 대처해 나갈 결심"이라고 천명한 것은 전적으로 옳다. 파병은 동맹관계에 따른 우리의 국익을 고려해 독자적으로 내린 결정이었음을 다시 새긴다. 그리고 우리 군의 주둔 활동과 목적은 어디까지나 이라크의 재건과 평화유지를 위한 것임을 강조한다. 주권국가의 국제적 약속이기도 한 파병이 범죄적 폭력에 의해 번복될 수 없다. 그러나 구명협상 과정에서 파병철회 요구를 거부하자 희생이 따랐다. 우리의 고민과 고통이 여기에 있다. 그렇다고 결코 테러에 굴복할 수는 없다. 이 대목에서 중요한 것은 노 대통령의 단호한 리더십이다.
이제 우리 국민들의 안위는 위협에 처하게 됐다.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테러단체들이 평화적 파병을 부정하는 이상 한국민들은 테러의 대상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해야 한다. 정부는 국민의 생명을 지킬 만반의 대책을 세우는 데 비상한 결의를 다져야 한다. 이는 위기상황이다.
내달 과도정부가 출범하더라도 이라크 정정은 혼란과 폭력이 계속될 것이다. 면밀하게 주시하며 국가이익과 국민안위를 정부가 책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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