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모델 나오미 캠벨의 연인으로 스캔들 주인공이 되기도 했던 화제의 플라멩코 무용수 호아킨 코르테스(35)가 첫 한국 공연(24∼28일 세종문화회관)을 앞두고 23일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기자회견을 했다. 분홍 재킷을 걸치고 선글라스를 낀 채 나타난 그는 어깨에 닿는 긴 머리칼이 균형잡힌 체격과 잘 어울렸다.코르테스는 매력적인 미소와 쾌활한 태도로 인사를 하면서, "플라멩코를 한국에 알리게 되어 자랑스럽고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스페인 코르도바의 집시 집안 출신. 그는 "작은 마을에서 가족의 사랑을 받으며 자랐고, 플라멩코를 추게 된 것도 전문적인 플라멩코 댄서였던 삼촌의 영향이었다"고 소개하면서 "집시 혈통이 자랑스럽다"고 했다.
알려진 대로 플라멩코는 스페인 안달루시아 지방 집시들의 춤. 영혼을 파고드는 절규하는 듯한 노래와 기타 반주, 발을 구르고 손뼉을 쳐서 만드는 절묘한 리듬이 화려하고 거친 몸짓과 어우러진 춤이다.
스스로 '집시 문화사절'을 자처하는 그는 "플라멩코는 나의 정신, 집시의 탄식과 절규를 표현하는 춤" 이라고 설명하면서 "집시의 정신이란, 이방인이자 유랑민이었던 집시 특유의 저항 정신"이라고 덧붙였다.
그의 플라멩코는 전통적 플라멩코에 재즈, 클래식, 블루스, 남미와 아프리카 리듬까지 수용한 다양한 음악, 발레와 현대무용을 흡수한 동작 등이 두드러지는 이른바 퓨전 형. 그래서 '플라멩코를 현대화한 21세기형 플라멩코의 창시자' 라는 평을 듣기도 하지만, "나는 이미 있던 플라멩코를 내 스타일대로 표현할 뿐, 그런 표현은 내게 어울리지 않는다"고 말한다. 자기 춤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내는 말로 들린다.
코르테스는 플라멩코의 세계적 스타일 뿐 아니라 알모도바르 등 유명 스페인 감독의 작품에 출연한 영화배우, 조르지오 아르마니와 10년 째 공동작업 중인 패션모델로도 유명하다. /오미환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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