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화산' 이승엽(28·롯데 마린즈)이 드디어 폭발했다.오랜 슬럼프에 허덕이던 이승엽은 23일 오사카돔에서 열린 일본프로야구 긴데쓰 버팔로즈전에서 초반 기선을 제압하는 3점 홈런포에 이어 팀의 3연패 사슬을 끊는 결승 2루타까지 터트리며 일본 진출 이후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4타수 2안타(1볼넷)에 4타점 2득점으로 타율도 2할2푼9리로 끌어올렸다.
7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해 3―0으로 앞선 1회초 1사 1, 2루에서 교체된 우완 야마무라 히로키를 상대로 풀카운트까지 가는 접전 끝에 9구째를 통타, 우중간 스탠드 최상단에 떨어뜨리는 비거리 140m짜리 초대형 아치를 작렬했다. 시즌 8호 홈런이자 3번째 3점포.
이승엽은 지난 4일 1군 복귀 이후 3개의 홈런포를 날리며 그 동안의 타격 부진으로 인한 마음고생도 말끔하게 날려버렸다. 더구나 시즌 6호 홈런(15일 니혼햄전·솔로) 이후 5일 만에 3점 역전포를 쏘아올린 뒤 다시 간격을 좁혀 3일 만인 이날 3점포를 터트리며 특유의 몰아치기에 불을 당겼다.
이승엽의 진가는 막판에 빛났다. 9회초 7―7로 맞선 무사 1루 상황에서 후쿠모리의 두번째 바깥쪽 낮은 직구를 가볍게 밀어쳐 좌중간을 꿰뚫는 통쾌한 2루타를 폭발, 8―7로 경기를 뒤집었다. 시즌 13번째 2루타.
7회초에도 좌익수 플라이로 물러나기는 했지만 배트 중심에 맞히는 정확한 밀어치기 타법을 구사했던 이승엽은 곧바로 다음 타석에서 같은 코스의 클린 히트를 터트리는 부챗살 타법을 선보였다. 이로써 이승엽은 자신의 약점을 파고드는 상대 수비진의 '이승엽시프트(외야진 전체가 오른쪽으로 치우쳐 수비)'를 깨뜨리고 전천후 '용병 거포'로 부활할 수 있는 기틀도 마련했다.
이승엽은 경기 후 "힘주지 않고 가볍게 스윙을 해 볼을 완벽하게 받아 칠 수 있었다"며 "아직까진 일본야구에 대해 배우고 있는 상황이며 언젠가는 팀의 승리에 공헌하고 싶다"고 겸손함을 보였다.
롯데 마린스는 이승엽의 원맨쇼에 힘입어 9―8로 1점차의 짜릿한 승리를 맛봤다.
/박희정기자 hj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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