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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일씨 처형 충격/무사귀환 기대하다 한밤 비보에 눈물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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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일씨 처형 충격/무사귀환 기대하다 한밤 비보에 눈물바다

입력
2004.06.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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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일씨를 납치했던 이라크 무장단체는 우리 정부가 철군을 거부하고 추가파병 입장을 거듭 천명하자 결국 당초 공언한 대로 '24시간'의 시한이 지난 뒤 김씨를 살해한 것으로 보인다. 22일 새벽이 지나면서 "요구시한이 지났지만 특별한 움직임이 감지되지 않는다"며 다소 안도했던 우리 정부로서는 허를 찔린 셈이다.정부는 23일 새벽 알 자지라 방송을 통해 김씨의 살해 소식이 전해지기 전인 22일 오후 11시께 주이라크 대사관으로부터 첫 보고를 받았다. 미군 당국이 40여분 전에 바그다드에서 팔루자 방향으로 35킬로미터 떨어진 지점에서 동양인으로 추정되는 시신이 발견됐다고 알려왔다는 내용이었다. 이후 주이라크 대사관측은 이메일로 송부되어온 동양인의 시신 사진의 주인공이 김선일씨임을 확인한 뒤 23일 0시45분께 외교부로 관련 사실을 긴급 타전했다. 미군측으로부터 동양인 추정 시신 발견 사실을 통보받은 뒤 2시간여만에 결국 김씨가 살해됐다는 사실이 최종 확인된 것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현재로서는 현장의 정황을 상세히 파악할 수는 없지만 김씨가 시신이 발견된 시점보다 상당히 앞선 시간에 이미 살해됐을 가능성이 높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김씨가 무장단체측이 제시한 살해 위협시한으로부터 크게 벗어나지 않은 시간에 살해됐을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한 것이다.

정부 안팎에서는 22일 오후 7시25분께 무장단체가 요구시한을 연장했다는 알 아라비야 방송을 접한 뒤 사실상 김씨의 석방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판단하는 분위기가 적지 않았다. 특히 김선일씨의 석방을 위한 구체적인 협상이 이미 복수의 민간 채널을 통해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이 거듭 확인되면서 김씨의 석방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도 나왔고, 김씨를 납치한 단체가 철군과 같은 정치적·군사적 요구가 아니라, 금전적 보상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 아니냐는 얘기까지 흘러나왔다. 여기에는 우리 정부가 전날 김씨의 피랍사실이 알려진 직후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열어 파병 철회 불가 입장을 천명하는 등 사실상 납치단체의 요구를 정면으로 거부했는데도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는 점이 근거로 제시됐다.

그러나 김씨를 납치했던 무장단체는 '금전적 요구'가 아니라 당초 요구대로 철군과 추가파병 반대를 주장해왔다는 점이 분명해졌고, 24시간이 지난 이후 요구시한을 연장했다는 일부 보도와는 달리 요구시한 직후 김씨를 살해했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과거 미국인 항공기술자 폴 마셜 존슨 납치사건의 경우 사흘, 지난 4월에 피랍된 일본인은 1주일만에 협상결과가 판가름났던 점을 고려했던 우리 정부는 사실상 오판을 한 셈이다.

/양정대기자 torch@hk.co.kr

정상원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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