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한국인 1호 NBA(미프로농구)선수가 탄생할 것인가.25일(한국시각) 뉴욕 메디슨스퀘어가든에서 열리는 2004년 NBA신인 드래프트에 참가하는 하승진(223㎝·19·연세대)은 엇갈린 평가를 받고 있지만 일단 NBA진출은 무난하리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NBA사무국이 밝힌 선수 명단에 따르면 하승진은 제리 소콜로스키(21·캐나다·226㎝)에 이어 두 번째로 장신 선수라서 지명을 받는데 어려움이 없을 전망이다.
1라운드냐, 2라운드냐
아직 기량이 성숙되지 않은 하승진으로서는 주전으로 발돋움하는데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3년 계약으로 신분이 보장되는 1라운드 지명이 필수적이다. 또 1라운드에 지명되면 최소 연봉 60만 달러(약 7억2,000만원)를 받게 된다.
이번 드래프트는 신설된 샬럿 봅캐츠를 포함한 30개 구단과 미국 대학 및 고교졸업자 56명, 외국인 선수 37명 등 93명의 신인 선수들이 참가한 가운데 실시된다. 부정 선수 문제로 미네소타 팀버울브스가 1라운드 지명권을 박탈당했기 때문에 1라운드에서 29명, 2라운드 30명을 선발하며 리그 최하위 팀부터 한 명씩 선수를 고르게 된다.
현재 많은 드래프트 관련 사이트들은 하승진이 1라운드 25∼29 순위에 지명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드래프트닷넷(nbadraft.net)은 1라운드 27순위로 LA레이커스에, 드래프트리포트닷컴(nbadraftreport.com)은 가장 높은 25순위로 보스턴 셀틱스에 지명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CNN(cnnsi.com), 폭스스포츠(foxsports.com) 등은 하승진이 1라운드에서 빠질 것으로 전망했다. 키가 크고 잠재력은 있으나 스피드와 파워, 개인기가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하승진의 에이전트 존 킴(SFX)은 "하승진의 NBA 진출은 확실하며 나아가 1라운드 지명도 확신한다"고 결과를 자신하고 있다. 최근 6개월간 미국에서 집중 훈련을 받은 결과 기량이 몰라보게 향상됐다는 설명이다.
NBA에서 통할 수 있을까
LA에서 훈련중인 하승진은 거리를 지날 때마다 "야오밍이냐, 아니면 야오밍 동생이냐"는 질문을 곧잘 받는다. 미국 언론들도 하승진을 잠재력 면에서 '걸어 다니는 만리장성' 야오밍(24·226㎝)에 뒤지지 않는 유망주로 소개하고 있다. ESPN은 "덩치가 크면서도 몸놀림이 빠르고 슈팅감각도 좋은 편"이라고 평가했다. 지난 달 21일 하승진이 워크아웃(개인시범경기)을 치른 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의 존 내쉬 단장은 "잠재력 때문에 매우 관심이 가는 선수다. 저 정도 덩치가 3∼4년 동안 NBA를 경험한다면 분명히 압도적인 선수가 될 것"이라고 호평했다.
그러나 현재 하승진의 수준은 파워나 유연성, 골 밑 장악력 등 모든 면에서 2002년 NBA드래프트 1순위로 지명된 야오밍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 때문에 NBA에 입성하더라도 상당기간 벤치워머 신세를 면치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20일 발표된 선수개인평가(NBA드래프트캡슐)에 따르면 "하승진은 팀에서 5∼7년간 투자를 해야 할 선수"로 분석했다. 현재 하승진은 지난해 12월 미국으로 건너가 센터 전문코치의 집중 조련과 함께 요가 및 영어수업을 받으며 현지적응에 힘을 쏟고 있다. 그러나 NBA주전의 길은 멀고도 험하다. 지금보다 한층 업그레이드된 체력과 스피드, 세기를 갖춰야 NBA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박진용기자 hu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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