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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파업 13일만에 극적 타결/'변형 주5일제' 논란 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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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파업 13일만에 극적 타결/'변형 주5일제' 논란 여지

입력
2004.06.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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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노사교섭이 파업 13일 만인 22일 극적으로 타결됐다. 조합원들은 23일 업무에 모두 복귀할 예정이어서 병원업무가 급속히 정상화되고 하투도 다소 진정될 전망이다.병원 노사대표는 이날 고려대 안암병원에서 교섭을 벌여 토요 격주휴무제 등 모든 쟁점사항에 대해 의견을 모으고 합의안에 서명했다. 합의안에 따르면 주 5일제는 1일 8시간·주5일 40시간 근무를 기본으로 하되 향후 1년간 토요일 격주근무제를 실시, 토요 외래진료를 계속한 뒤 추후 노사가 이 문제를 다시 협의키로 했다. 막판 쟁점으로 부각됐던 생리휴가는 무급화하되 현재 재직 중인 여성근로자에게 매달 하루치 임금을 보건수당으로 지급하기로 했다. 연월차휴가는 개정 근로기준법에 따라 축소하되 휴가일수가 줄어드는 데 따른 임금 감소분은 전액 보전토록 했다.

21일 밤부터 마라톤협상을 계속해 온 노사는 이날 오전 5시50분께 사측 대표들이 결렬을 선언하고 퇴장하면서 파국 직전까지 갔으나 1시간 뒤 노조측이 사측 최종안을 수용, 중앙노동위원회의 직권중재 회부와 이에 따른 파업 불법화 위기를 넘겼다.

하투 전망

병원 노사교섭 타결로 하투는 큰 고비를 넘겼으며 민주노총이 주도하는 총력투쟁 강도가 한풀 꺾일 것으로 보인다. 민주노총은 병원 노사협상이 진통을 거듭하자 29일로 예정된 총력투쟁을 23일로 앞당기고 29일 전국적인 총파업을 예고하는 등 강도 높은 투쟁을 경고했으나 이번 교섭타결로 총파업이 없는 원래 하투 일정을 그대로 유지할 전망이다. 그러나 29일 금속연맹 총파업과 자동차 4사 파업, 7월 초 지하철 등 궤도연대 파업 등이 예정돼 있어 올 하투 분위기를 낙관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지적이다.

특히 병원 산별교섭에서 가장 큰 쟁점이 됐던 주5일 문제는 지하철 철도 등 교대근무자가 많은 공공부문에서도 다시 골칫거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8월 개정된 근로기준법에는 주 40시간이 명시돼있지만 병원과 마찬가지로 이들 공공부문도 인원확충 등 준비가 안돼 사측이 토요근무를 요구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더욱이 주 40시간 근로를 7월부터 시행하도록 돼있는 상황에서 새 근로기준법 대로 연월차휴가를 축소하는 작업이 녹록지 만은 않은 게 현실이다.

산별교섭 문제점과 전망

올해 처음 시도된 병원 산별교섭은 사측이 상당기간 불참하고 노조측이 교섭위원 자격을 문제 삼는 등 파업직전까지 기싸움으로 일관하면서 쟁점사안의 교섭이 파업 하루 전에야 논의되기 시작했다. 게다가 산별교섭에서 나타날 수밖에 없는 산별 이해와 병원별 이해의 간격도 원활하게 조정되지 못했다. 이러다 보니 국립대 사립대 중소병원 등 성격과 규모가 다른 병원들이 사측의 산별 단일안을 도출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고 산별교섭을 요구해 온 노조가 막판에는 오히려 산별교섭을 깨고 개별병원교섭으로 전환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는 등 처음부터 끝까지 시행착오의 연속이었다. 이런 아마추어리즘이 조속히 매듭지을 수도 있었던 파업을 13일간이나 이어지게 한 결정적인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그러나 교섭 막판에 병원과 노조 모두 리더십을 발휘해 산별교섭을 깨지 않고 합의를 이뤄낸 것은 큰 진전으로 평가된다. 특히 산별교섭이 노조에 유리하게 작용하리라는 예상과는 달리 당초 모래알 같던 사측이 파업 10일을 넘기면서 임금문제 등에서 팀워크를 발휘하면서 마지막 교섭을 주도, 노조가 당황했다는 후문이다.

/정진황기자 jhch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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