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에게 정치적 폭탄을 던진 올해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 ‘화씨 9/11’이 우여곡절 끝에 7월16일 국내 개봉한다. 수입사인 스튜디오 플러스는 “25일 미국 500여개 극장에서 개봉하는 ‘화씨 9/11’은 전 세계적으로 7, 8월 잇따라 개봉할 예정”이라며 “한국에서도 이라크 파병반대와 부시 반대 여론이 높을 때 개봉하는 것으로 배급사측과 합의했다”고 밝혔다.마이클 무어 감독의 ‘화씨 9/11’은 9ㆍ11 테러를 모티프로 부시가(家)와 사우디 빈 라덴가의 결탁을 고발하고 부시 대통령을 무능하고 우스꽝스럽게 묘사한 110분짜리 다큐멘터리.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부시 비판이 주를 이룬 이 영화의 개봉이 큰 관심사였다. 무어 감독은 5월 칸영화제에 참석, “제작사인 월트디즈니가 정치적 이유로 미국 개봉을 막고 있다”며 “이 영화가 선거 전에 개봉돼 선거에 영향을 미치기를 바란다”고 밝히기도 했다.
미국 개봉이 확정은 됐지만 보수단체의 관람거부 운동은 계속되고 있는 상태. 강경보수 공화당원으로 구성된 극우단체 ‘미국 앞으로’는 “‘화씨 9/11’은 (국제테러 단체인) 알 카에다 신병모집을 위한 비디오”라며 개봉을 앞둔 영화관 운영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상영금지를 촉구하고 있다.
미국영화협회(MPAA)는 ‘거친 언어와 폭력적인 장면’을 이유로 미성년자 관람불가인 ‘R등급’을 매겼다. 이에 대해 배급사인 IFC엔터테인먼트는 “부상자의 모습을 문제 삼은 모양인데 그 정도는 심야뉴스에서 늘 보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한편 무어 감독은 미국 개봉 이후 프랑스(7월7일 개봉) 영국(7월9일) 폴란드(7월16일) 호주(7월29일) 일본(8월13일) 등 ‘화씨 9/11’이 소개되는 나라를 차례로 방문하기로 했다. 스튜디오 플러스는 국내 개봉을 앞두고 무어 감독의 방한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김관명기자 kimkwm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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