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서 스토리 구성, 그림까지 모든 과정을 담당한 1인 애니메이션이 등장했다.애니메이션 전문 사이트인 베스트애니메(www.bestanime.co.kr)에서 주문형 동영상서비스(VOD) 방식으로 제공중인 ‘오니구모’는 오유남(46) 감독이 혼자서 모든 과정을 직접 작업했다. 본명이 오쿠보 타다오인 일본인 오감독은 일본 도에이 동화에서 일했으며 1990년대 중반 한국으로 건너와 한국 이름을 쓰며 활동해왔다.
내용은 숲에 자리를 잡은 거미가 다른 생명체를 잡아먹으며 살아가는 자신의 삶에 회의를 느끼던 중 거미줄에 걸린 나비를 만나 삶이 달라지는 과정을 다뤘다. 이 작품의 특징은 요즘 좀처럼 보기 힘든 셀 애니메이션이라는 점. 2차원 그림으로 구성된 셀 애니메이션은 3차원 컴퓨터그래픽 애니메이션에 밀려 제대로 대접을 못받고 있지만 수작업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점이 매력이다.
또 일부러 화려한 색과 동화(動畵)를 과감히 배제해 어딘가 비어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오감독은 “요즘 애니메이션은 작품의 본질보다는 화려한 색과 과감한 움직임으로 관객의 눈길을 끌려 한다”며 “정작 중요한 것은 작품의 메시지이기 때문에 이를 드러내기 위해 채색과 동화를 제외했다”고 밝혔다.
따라서 기존 애니메이션에 비해 어딘가 부족해 보이면서도 차별화된 그림이 오히려 감상자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 애니메이션 칼럼니스트 송로사씨는 “미완성작 같은 느낌이 생경하면서도 매력적인 요소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그는 “애니메이션의 다양성이라는 측면에서 1인 셀 애니메이션은 환영할 만하다”며 “이를 계기로 애니메이터들의 다양한 작품이 쏟아져 나오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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