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 카에다와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정부 사이의 연관성을 부각해온 조지 W 부시 정부의 입장을 반박하는 주장이 잇달아 제기되면서 부시 대통령의 재선 길을 압박하고 있다.9·11 테러조사위원회를 이끌어온 토머스 킨 위원장은 20일 ABC 방송의 '이번 주'에 출연, "우리는 솔직히 알 카에다가 이라크보다는 이란 및 파키스탄과 훨씬 더 많은 적극적 접촉을 해왔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공화당 출신의 뉴저지 주지사를 지낸 킨 위원장은 "알 카에다는 그들이 살고있지 않는 국가들과는 연관을 맺고 싶어 하지 않는다"며 "그들은 자기네들이 살고 있는 수단과는 관계를 맺었지만 다른 곳에서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알 카에다와 후세인 정권 사이에 협력적 관계가 있었다는 증거를 찾을 수 없다는 9·11테러조사위의 보고서 발표에 이어 나온 킨 위원장의 발언은 알 카에다와 후세인 정권 사이의 상호 관계에 대한 부시 정부 주장의 신뢰성을 떨어뜨리는 쪽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부시 대통령은 9·11 조사 보고서 발표 직후 "알 카에다와 후세인 정부사이에 빈번한 접촉이 있었다"는 점을 강조, 9·11 위원회의 결론을 우회적으로 반박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와 관련 "이 같은 논란의 세부 사항들이 부시 대통령의 재선 기회에 중대한 위협을 제기하지는 않는다는 데 공화·민주 양당의 전략가들이 동의하고 있지만 문제는 민주당의 대선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존 케리 상원의원이 이 논란을 이용할 여지가 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케리 선거팀의 스테파니 커터 대변인은 "9·11 보고서는 백악관의 진실성에 의심을 던지는 또 하나의 문제일 뿐"이라며 "이 백악관은 비밀의 구름 밑에서 작동하고 있고 그들은 미국인들의 신뢰를 받을 능력을 잃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논란이 아직 부시측에 일방적으로 불리한 것은 아니다. 후세인의 알 카에다 지원설을 가장 강력하게 주장해온 딕 체니 부통령은 "후세인이 오랫동안 알 카에다와 연대를 맺어왔다"며 "위원회가 알지 못하는 것이 있을 수 있다"고 말해 9·11 보고서에 강한 불만을 내비쳤다.
조사위의 존 F 레먼 위원도 이날 NBC 방송 '언론과의 만남'에 출연 "후세인 정부 휘하의 페다인 민병대에 알 카에다의 상당한 간부급 요원인 아흐메드 히크마트 샤키르라는 중령이 있었음을 시사하는 새로운 정보를 입수했다"고 말했다.
레먼 위원은 그러나 이 문제를 두고 9·11 위원회가 조사를 계속 중이라고 밝혀 이 인물이 동명이인일 가능성을 두고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워싱턴=김승일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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