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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예금금리 내릴땐 '쉬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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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예금금리 내릴땐 '쉬쉬'

입력
2004.06.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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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출입 기자들에게 하루에도 대여섯 건의 보도 자료들이 뿌려진다. 개중에는 독자들의 관심을 끌만한 것도 간혹 있긴 하지만, 눈길 한번 가지 않는 평범한 신상품 홍보 자료가 대부분이다. 은행도 상품을 많이 팔아서 이익을 남겨야 하는 기업이고 보면 지극히 당연한 일이기도 하다.헌데 고객들의 높은 관심에도 불구하고 은행들이 유독 침묵하는 사안이 있다. 바로 금리다. 은행의 주력 상품인 정기예금 금리를 인하하면서도 "이러저러한 이유로 금리를 낮춘다"고 자료를 통해 고객들에게 알리는 경우는 거의 없다. 언론이 여러 경로를 통해 취재를 해서 보도를 해야 그제서야 알려질 뿐이다. "언론이 보도하면 어쩔 수 없지만 우리가 먼저 나서서 알릴 필요까지 있겠느냐"는 심산인 셈이다. 고금리 특판 예금을 판매할 때는 너도나도 재빨리 보도 자료를 배포해 홍보하는 것과는 너무 대조적이다.

수수료 역시 마찬가지다. 최근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저마다 자동화기기 등의 수수료 현실화에 나서면서도, 자료를 통해 수수료 인상 사실을 알리는 은행은 전무하다시피 했다. 이 와중에 한 은행은 '경로 우대자, 장애인 대상 20% 수수료 할인 행사'라는 보도 자료를 자랑스럽게 뿌리기도 했다.

은행 상품의 금리나 수수료는 전 국민의 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사실상 '공공 정보'에 다름 없다. 하물며 과자 하나의 가격을 올리는 데도 사전에 공지하는 것이 기업의 책임인 동시에 소비자들에 대한 배려가 아닌가.

은행들 스스로 투명하게 금리 변동을 공개하든지, 그렇지 않다면 감독 당국이라도 나서서 금리 변동 사실 공개를 의무화하도록 해야 한다.

/이영태 경제부 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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