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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증시 "서머 랠리 없다"

입력
2004.06.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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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 서머 랠리는 없다." 지난 주말 미국 증시는 금리 인상과 3분기 기술주 실적 악화우려로 약세를 면치 못했고, 아시아 증시도 동반 폭락했다. 이처럼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주식 거래량이 감소하고 시장이 약세를 연출하는 국면을 미국 월가에서는 '서머 모드'(Summer Mode)라고 부른다. 서머 모드는 휴가철을 앞두고 증시가 활황세를 보이는 '서머 랠리'와는 정반대 현상이다. 세종증권 서형석 연구원은 외환위기 이후 미국증시와 동조화가 더욱 심화하고 있는 국내 증시가 올 여름 미국과 함께 서머 모드 장세를 연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외국인 떠나고 고유가 발목 잡고

지난주 한국 관련 해외 뮤추얼 펀드인 글로벌 이머징 마켓(GEM), 아시아(일본 제외), 인터내셔널, 태평양 펀드 등에서 총 4억1,500만 달러의 자금이 순유출됐다.

현대증권이 이머징포트폴리오닷컴 자료를 분석한 바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 금리인상의 우려 때문에 대부분의 해외펀드에서 자금유출이 나타났다.

특히 'GEM펀드'에서는 8주 연속 순유출이 이어지고 있다. 또 꾸준히 매수우위를 보이던 아시아펀드 마저 4주만에 순유출로 돌아섰다.

현대증권 차은주 연구원은 "GEM펀드의 경우 4월28일 이후 연속 순유출을 기록해 총 27억 달러의 자금이 빠져나갔다"며 "미국의 고금리와 달러 강세가 계속된다면 아시아 지역에서 해외펀드의 자금유출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차 연구원은 "내수회복 역시 고유가 등 '3대 악재' 탓에 자꾸 지연되고 있는데다 고유가가 지속되면 한국경제의 유일한 버팀목인 수출마저 둔화할 가능성이 크다"며, 올 4분기를 정점으로 본격적인 경기후퇴가 일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현대증권 이상재 거시경제팀장은 "미국 금리 인상 가능성과 중국의 긴축정책 강화는 한국경제가 극복할 수 있는 악재이지만, 고유가는 내수 회복이 지연되는 가운데 수출마저 침체로 반전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어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고유가 문제는 이라크전과 테러위협 등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는 한 해소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전망했다.

미국증시는 '3무 장세'에 발목 잡혀

미국 증시는 금리인상이 발표되고 2분기 어닝시즌이 본격화하기까지 당분간 상승 모멘텀, 매수주체, 주도주가 실종된 '3무(無) 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 서 연구원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 중국긴축, 테러 위협 등의 불확실성이 투자심리를 압박하는데다 미국 기업들의 3분기 어닝 모멘텀이 둔화할 가능성도 있다"며 "주도주가 없는 상황에서 종목간 순환매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올 여름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7월 26∼29일), 하계 올림픽(8월 13∼29일), 미국 공화당 전당대회(8월 30일부터) 등이 예정돼 있어 여름 내내 테러 위협에 시달릴 것으로 예상된다. 서 연구원은 "이처럼 글로벌 경제, 금리, 테러, 미국 대선 등 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상황에서는 전통적 경기 방어 종목이 상대적으로 강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말했다. /정영오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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