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타걸(Stargirl)제리스 피넬리 지음. 양원경 옮김. 북뱅크
한 소녀가 있다. 현재 이름은 스타걸 캐러웨이, 부모가 지어준 이름은 수잔. 그러나 그 동안 스스로 바꿔 불렀던 이름은 수도 없이 많다. 포켓 마우스, 머드파이, 헐리걸리 등. 작은 마을에서 어릴 때부터 같이 놀고 같은 학교에 다니던 애들과 달리 스타 걸은 고등학교 1학년에 새로 들어왔다. 그 동안은 홈스쿨링을 했단다.
아이는 엉뚱하다. 거침없이 자기를 표현한다. 그리고 항상 다른 사람들을 즐겁게 하는 일에 골몰한다. 학생들은 스타걸의 행동에 놀라지만 곧 그의 자유로운 영혼에 매료된다. 그러나 스타걸의 진짜 남다른 점은 나와 남, 내 편과 네 편을 나눌 줄 모른다는 것이다. 학교대항 농구시합에서 상대팀의 득점에도 환호하고 그 팀 선수가 다쳤는데 코트에 뛰어 내려가 간호한다.
한 순간 학교 분위기는 바뀌었다. 승리에 마음을 뺏긴 아이들은 패배의 원인을 모두 스타걸에게 돌리고 그를 따돌린다. 그러나 개의치 않는다. 오히려 나, 스타걸의 친구, 리오가 문제다. 나는 그 애가 정말 좋고 그 애도 나를 좋아한다. 그런데 내가 스타보이가 되기 위해 따돌림을 감수할 수 있을까. 나는 다른 애들의 시선도 의식한다. 세상살이란 혼자 사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 것이 아닌가. 무엇을 더 존중해야 하나? 스타걸의 감정인가, 다른 애들의 감정인가.
아이들은 진정 스타걸이 평범한 여고생처럼 되기를 바라는 것일까? 스타걸은 청바지와 메이커 이름이 보이는 옷을 입은 '정상적인 십대'로 또래들에게 인기를 얻으면 행복할까? 인기, 그건 또 무엇인가?
이 책은 집단이 요구하는 가치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용기를 따돌림과 덧없고도 잔인한 인기의 속성, 가슴 설레는 첫사랑과 함께 엮은 이야기이다. '정상'이라는 것에 집착하는 것이 십대만의 특성도 아니고 그것을 강조할수록 역으로 파격적으로 되고 싶은 인간의 본성을 떠올릴 때 작가는 우리 모두 저마다 내면에 스타걸을 하나씩 키워보라고 권하는 것 같다.
이른 아침에 잠에서 깨어날 때나 해질 무렵 석양을 볼 때, 잠시라도 외부의 자극으로부터 벗어나 내 안의 평화와 고요를 느끼는 것. 끊임없이 휴대전화의 문자를 받고 보내고 친구들과 재재거리며 무리를 이루는 학생들을 볼 때, 모두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는데 남들의 관심이 필요하기 때문이라는 걸 이해하기. 그리고 나 또한 마찬가지라는 걸 인정하기. 그건 남과 다를 수 있는 스타걸의 용기가 건강한 자아와 타인의 다름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데서 나오기 때문이다.
강은슬/대구 가톨릭대 도서관학과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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