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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경 교수 '동성애' 주제 梨大 공개강연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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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경 교수 '동성애' 주제 梨大 공개강연 논란

입력
2004.06.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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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경(48) 미국 유니온신학대학 교수가 18일 이화여대에서 '강요된 침묵, 기독교 안의 동성애…입을 떼다'를 주제로 공개 강연하는 것을 계기로, 기독교계에서 동성애를 어떻게 바라보고 동성애자를 어떻게 대해야 할 지에 대한 신학적 논쟁이 일고 있다. 현경 교수는 미국의 유명한 페미니스트 앨리스 워커와 함께 여성 문제를 다룬 '현경과 앨리스의 신나는 연애'를 최근 발간, 주목받았다.이번 강연은 지난해 4월 한 동성애 가톨릭 신자가 "수많은 성적 소수자들을 낭떠러지로 내모는 것이 얼마나 잔인하고 반성경적이고 반인륜적인지…"라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자살하면서 교회 내 동성애 차별 논란이 계속되자 뒤늦게 마련된 것이다. 외국에서는 종교계의 동성애에 대한 논쟁이 활발하며 성 문제에 보수적인 한국에서도 동성애자 예배를 진행하는 교회가 있고 일부 종교인은 동성애 문제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로마서, 고린도전서 등 성경은 동성애를 죄로 규정하면서 동성애자는 하나님의 나라로 들어갈 수 없고 예수를 믿고 죄를 씻은 뒤라야 구원을 받을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이와 관련, 현경 교수는 "어차피 성경을 그대로 따를 수 없는 시대이기 때문에 동성애 역시 성경 구절을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무리"라고 지적했다. 성경에 돼지고기, 비늘 없는 물고기를 먹지 말라고 돼 있지만 이것이 지금의 현실과 전혀 맞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현경 교수는 "성경대로라면 옷도 한 벌만 가져야 하고 자기 재산을 팔아서 가난한 사람에게 주어야 한다"며 "이를 글자 그대로 받아들이면 기독교인은 모두 사회주의자가 돼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처럼 기독교인조차 성경 구절을 따르기 어려운데도, 이 가운데 동성애 부분만 떼어내 준수할 것을 요구한다면 타당성이 떨어진다고 말한다.

이에 대해 동성애 문제를 지속적으로 연구해온 국제기독교선교단체 한국라브리의 성인경 목사는 "성경을 구절 그대로 따를 필요가 없다는 점에는 동의한다"면서도 "그러나 성경의 정신은 예나 지금이나 그대로 따라야 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돼지고기나 비늘 없는 물고기를 먹지 말라는 것은 아무 음식이나 먹지 말라는 뜻이고, 옷도 한 벌만 가지라는 것은 재물을 탐내지 말고 어려운 사람을 도우라는 것이지 100% 자구대로 하라는 것은 아니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성인경 목사는 "신학적으로 보자면 동성애가 남녀, 암수의 결합으로 새 생명이 탄생하는 하나님의 창조 원리에 반하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라며 "성경에는 남자와 남자, 여자와 여자 사이의 우정은 무방하지만 성적인 사랑은 옳지 않으며 순리에 어긋난다고 돼 있다"고 말했다.

현경 교수는 그러나 "성경의 가장 중요한 가르침은 인종, 성 등에 관계없이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라며 "중요한 것은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이며 따라서 그 대상이 동성이라고 해서 죄가 되지는 않는다"고 주장했다. 성 목사는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배척해서는 안 된다"고 말하면서도 "그러나 신학적으로 볼 때 동성애는 명백한 죄악"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이에 대해 기독교계의 한 인사는 "우리 사회는 보수성이 강하기 때문에 그간 이 문제가 크게 부각되지 않았다"며 "앞으로 동성애를 어떻게 바라보고 교회가 동성애자를 어떻게 수용할지 여부를 둘러싼 논쟁이 활발해질 것 같다"고 전망했다.

/박광희기자 kh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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