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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기술·인력을 잡아라"/中企들 값싸게 도입·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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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기술·인력을 잡아라"/中企들 값싸게 도입·채용

입력
2004.06.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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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탈 내부에 고객이 원하는 그래픽이나 초상화, 문자 등을 새겨 넣어 아름다움은 물론 소장가치를 높인 (주)유성글로벌이 주목을 받고 있는 데는 러시아 기술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러시아 레이저전문연구소인 폴리우수로부터 3차원 형상각인 기술을 이전 받아 제품화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일반 제품이 크리스탈 외형을 조각하거나 실크로 표면 인쇄하는 것에 그치는 데 반해 이 기술을 상용화한 (주)유성글로벌의 '바이칼5'는 고객의 수요에 따라 입체형상을 그려 넣으면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이 회사는 이 기술을 관광문화상품이나 기념품 등 다양한 형태의 제품으로 상용화해 지난해에만 9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권 대표는 "앞으로 이 기술을 차량 및 건축용 유리, 유리용기, 시계 등 생활용품과 전기, 전자제품 및 반도체 표식 등 산업용품으로까지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첨단 과학기술을 갖고 있는 러시아 기술과 인력을 도입, 성공하는 중소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러시아 기술이나 인력은 기초기술과 연구개발(R&D) 인력이 부족한 국내 중소기업으로서는 값싸게 도입할 수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를 갖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주)웨이텍은 러시아의 홀로그램 관련 광학기술을 도입한 뒤 꾸준한 연구개발로 국내 최고수준의 광학 전문회사로 성장했다. 이 회사는 2000년 말 러시아 기술을 활용하고 자체 개발한 홀로그램 기술을 접합, 카메라폰용 홀로그램 렌즈를 개발했다.

삼성휴대폰에 장착된 렌즈를 양산중인 이 회사 제품은 성능을 인정받아 삼성전기, 삼성테크윈 등 카메라폰 모듈개발업체의 양산의뢰가 쇄도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자체개발비 6억원을 투입, 초소형 렌즈 조립자동화설비를 개발, 월 30만개 생산능력을 구비하고 있다.

이 회사는 또 2002년 7월 러시아 전투기의 시뮬레이션에 사용되는 차량전방 표시장치(HUD) 시스템을 개량해 차량에 적용하는데도 성공하여 자동차부품연구원과 현대모비스에서 올해부터 상용화할 예정이다.

LG산전 레이저 사업부에서 분사한 반도체 장비 제작업체인 (주)에쎌텍은 러시아의 레이저공학 전문가로부터 '레이저 취성재료 절단기술'을 인수 받아 세계 최초로 최신 7세대 LCD유리 레이저 절단기를 개발했다.

이를 통해 LCD 선도기업들에게 납품하기 위해 제품을 양산중이다. 레이저 절단법은 기존 기계식 절단법에 비해 분진발생이 없고 추가적인 공정을 단축시키는 등의 여러 이점이 있어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러시아 고급 인력을 들여와 성공하는 기업도 적지 않다. 대전에 있는 수중 장비제조 벤처기업인 (주)씨스캔은 2002년도에도 러시아 엔지니어 2명을 채용한 데 이어 올 1월 러시아 국립극동기술대에서 전기공학 석사 학위를 받은 30대 초반의 러시아인 페도토브 드미트리씨를 연구인력으로 채용했다.

이 회사는 이들 러시아 전문가 3명에게 수중 견인·이동체 실시간 위치추적 시스템, 휴대용 어군 탐지기 등을 연구·개발하는 등 각종 해양수산부 국책과제를 수행하도록 하고 있다.

폐쇄회로 TV와 보안감시용 광통신 전송 장비를 만드는 벤처기업인 지능정보는 지난해 1월 민스크대 전자공학과 교수 출신인 러시아인을 채용, 회로개발을 맡긴 데 이어 지난해 가을 소프트웨어 관련 기술자를 추가로 영입, 연구개발에 투입하고 있다.

LG CNS도 러시아 국적의 라즈빌로씨와 랍세비치씨를 과장으로 영입, 소프트웨어 등 각종 연구개발 업무를 맡기고 있다.

중소기업진흥공단 국제협력처 김종오 팀장은 "최근에 러시아 기술과 인력이 중소기업으로부터 각광을 받고 있다"며 "기술 및 인력 도입뿐 아니라 무한한 잠재성을 가진 러시아 진출도 고민해볼 때"라고 말했다.

/황양준기자 naige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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